번역 소설 - 연재/탑의 마도사

<31화> 탑의 마도사

NioN 2024. 12. 26. 19:13

제 31 화 불합리한 세금 징수

 
 린은 며칠 앞으로 다가온 “헤딘의 숲” 탐색에 대비해 필요한 것들은 사모으고 있었다.
 
“비상식량 7일분. 대마수용 사냥옷, 응급 의약품, 조난 당했을 때를 위한 마력으로 특수 가공된 발연통, 대마수용 반지..., 식료품점, 옷가게, 약국하고 도구가게에 들리고..., 반지는 알프루드가 아니면 살 수 없어. 내일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러서 갈까?”
 
 테오가 쇼핑 리스트를 읽으며 이후에 들리르는 가게를 확인한다.
 그는 린의 쇼핑을 도와주러 와 있었다.
 
“미안해. 도와주게해서”
 
“됐어. 겸사겸사야. 하지만 여러가게를 둘러봐야 하네. 알프루드면 백화점에 다 갖춰져있다네”
 
 렌릴에는 백화점 같은 것이 없으니 하나하나 가게를 돌아봐야 했다.
 린과 테오는 쇼핑을 끝내는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저기, 이제 그만 이사 가는게 어때?”
 
 도브 쥐 둥지로 돌아오는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테오가 말했다.
 
“이사간다고?”
 
“그게 말이야. 학원이랑 일터랑 방이랑 이동할 때마다 엘리베이터를 타야하잖아. 알프루드로 이사해서 말이야. 일도 그쪽에서 찾으면 전부 알프루드 안에서 해결되잖아. 그렇게되면 매일, 장시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아도 되고”
 
 테오는 이동거리에 대해 비정상적인 고집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이동은 에너지와 시간 낭비이므로 가급적 줄여야 한다는게 그의 모토다.
 그가 렌렐을 떠나고 싶어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지금의 일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것이다.
 저번 상급 귀족이 공장내에서 난동을 부린 건 이래 테오와 공장 책임자의 사이는 험악해져 있었다.
 공장 책임자는 테오의 조치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는 사사건건 테오가 하는 일에 참견하게 되었고, 테오는 테오대로 일일이 반발하며 두사람은 매일 같이 싸우고 있었다.
 테오는 직장에서도 노골적으로 불평불만을 터뜨리게 된 것이다.
 

“아아~. 왜 우리가 이런 곳에서 일하고 있는걸깢? 급여는 적고, 업무 내용은 거지 같지. 게다가 상사도 뭐같고. 빨리 이직하고 싶다. 이직처만 있으면 이런 거지 같은 직장 한시라도 빨리 떄려치울 수 있는데”

 
 린은 책임자 코앞에서 테오가 폭언을 퍼붓는데 애를 태우며 일을 해야 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저기. 이참에 큰맘 먹고 이사하자. 렌릴은 쇼핑하기도 불편하고, 이동시간도 아까워. 그 시간에 뭔가 다른 일을 하거나 공부하는게 좋지 않을까”
 
“하지만 말이야. 알프루드의 물가는 엄청 비싸잖아. 우리 월급으로는 택도없어. 집세 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린은 알프루드의 산뜻한 거리에 처음엔 마음을 빼앗겼지만 그 높은 물가를 보고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알프루드의 물가는 렌릴의 2배에서 3배였다. 알프루드에서만 파는 마도구만 그런 가격인가 싶었지만, 렌릴에서도 팔고 있는 아무런 기능없는 일용품이라도 휠씬 비싼 가격이이였다. 린은 왜 둔 장소만 다를 뿐 이렇게까지 가격이 변동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어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정작 급여 수준은 렌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월세에 대해서는 쉐어 하우스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았어. 학원에서 4인실에 살아도 된다는 얘들도 있고. 4명이서 분활한다면 렌릴에서의 집세와 크게 다르지 않아. 물가에 대해서도 나에게 생각이 있다고. 이사 가자니까”
 
“음~”
 
 린과 테오가 자기 방 앞에서 서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크놀의 외침이 들려왔다.
 
“모리스! 모리스! 너 빚 독촉장 왔어. 집세도 자연스레 3개월 체납했잖아. 적당히 하지 않으면 너 정말 위험하다고. 있잖아 모리스. 모리스! 나와보라고오오오. 모리스!!!!!”
 
 크놀이 린 일행의 방 옆에 있는 방문을 쾅쾅 두드리며 소리치고 있었다.
 
“쾅쾅 시끄럽네 진짜”
 
“...응”
 
 린 일행의 이웃인 모리스는 도박에서 지고 고개를 들지 못하는 듯 했다. 한참 전부터 방에 틀어박혀 있다가 나오는 걸 보지 못했다. 그래서 매일 같이 크놀이 문을 두들기고 있다. 곤란한 것은 린 일행의 방에도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크놀의 고함 소리가 울려퍼지는 것이다. 도브쥐 둥지는 벽이 얇았고, 크놀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 방문을 두드려서 린과 테오는 밤 중에 갑자기 깨어나는 일도 종종 있었다.
 
“알았어. 나도 알프루드에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어. 한번 이사해보자”
 
 린은 망설였지만 결국 평소처럼 테오의 제안을 따르기로 했다.
 
 
 다음날 린과 테오는 도브쥐 둥지 계약을 해지하고 알프루드의 새 방으로 향하기 위해 짐을 짐칸에 싣고 알프루드 행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다행히 마법어를 읽고 쓸 수 있으면 일 할 수 있는 사무직 일을 알프루드에서 발견했다.
 공장 일은 이달 내에 그만두고 다음달부터는 알프루드에서 일하게 된다.
 짐칸에는 도브쥐 둥지에 있던 옷이나 책, 비품 외 렌릴에서 사들인 1개월분의 일용 잡화 및 식료도 쌓여 있었다.
 
“이 정도면 렌릴의 물가로 알프루드에서 살 수 있겠지? 한 달에 한 번씩 한꺼번에 사는 것 뿐이라면 시간도 많이 뻇기지 않고”
 
“과연”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가 덜 붐비는 시간대를 노려 짐칸마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짐을 모두 자루로 싸서 둘둘 말았던 것은 마침내 두 사람의 키만큼의 높이와 폭이 되었지만 질량의 지팡이를 사용하면 엘리베이터 안까지 쉽게 운반할 수 있었다.
 
“좋아. 가자. 67층, 학원도시 알프루드 28번가로”
 
 테오가 주문을 외우자 엘리베이터는 힘차게 출발하기 시작한다.
 린은 앞으로 시작될 새 생활에 가슴 설레며 엘리베이터가 알프루드 거리에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거의 다왔네”
 
 린이 엘리베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의 색깔이 변해가는 것을 보며 중얼거렸다. 지금 린 일행이 다니는 통로는 회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고 있다. 50층 이상의 높이에 도달했다는 증거였다.

"아, 드디어 렌릴과 작별할 수 있어. 응? 이게 뭐야. 저리 가”
 
 함께 타고 있는 짐에 요정이 달라붙어 있는 것을 보고 테오가 지팡이로 쫓아낸다.
 요정은 테오의 거친 말투에 겁에 질려 어디론가 가버렸다.
 린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런 식으로 어디선가 요정이 나타나는 것은 이 마도사의 탑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저쪽에서 짐에 달라붙거나 하는 것은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다.
 린에게는 요정이 뭔가를 경고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 도착했다”
 
 그러는 사이 엘리베이터 통로에 67개의 글자가 보인다. 67층 알프루드 28번가에 도착했다는 증거다.
 엘리베이터가 멈추면 삐걱거리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나며 문에 이중 잠금장치가 걸린다. 시험 삼아 문을 눌러봐도 열리지 않았다.
 
“어라? 뭐지”
 
“고장인가? 잘 좀 정비하지. 이쪽은 급한데 말이야”
 
 테오가 욕을 했다.
 
“잠깐, 거기 너희들 거기서 멈춰”
 
 검은 로브 사람들이 온다. 협회 사람들이다. 린은 금방 내릴 것 같다는 생각에 안심한다.
 하지만 협회 사람들은 린과 테오를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구속했다. 이어 테오와 린의 짐을 물색하기 시작한다.
 
“어이, 뭐하는 거야”
 
“아차~, 이건 완전 아웃이네”
 
“뭐?”
 
“너희들, 1인당 2만 레기카 징수야”
 
“뭣!? 뭐어어어어어어어?”
 
 테오가 엉뚱한 소리를 질렀다.
 
“이런. 왜 돈을 지불해야 하나요?”
 
 린이 항의한다.
 
“여객용 엘리베이터로 일정 이상의 화물을 운반하면 세금이 징수된다고”
 
“징수... 세금... 이라고?”
 
“어. 그런 이유로 2만 레기카”
 
 테오는 필사적으로 항의했다.
 
“왜 그래. 엘리베이터는 우리 마력으로 움직였잖아. 뭘 근거로 세금 같은 걸 내야 하는거야”
 
“있잖아. 엘리베이터도 관리비라든가 유지비라든가 여러가지 들어. 무료로 타고 돌아다니는데 화물값 정도는 내야지”
 
“아니, 하지만... 2만 레기카라니... 상품 가격의 50% 이상이잖아. 아무리 그래도 너무 바가지야!”
 
 테오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있잖ㅇ. 너무 후달린다고. 나가는데로 나가달라고 해야지”
 
“너희들 학원생이지. 징수 거부는 훌륭한 법률 위반이야. 학위 취소도 당할 수 있다고”
 
“비싼 학비를 지술하고 있겠지. 이런 일로 터지면 부모님 부담이 늘어나게 될거야. 미안하지도 않아?”
 
 린은 체념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군. 세금 징수가 있기 때문에 알프루드의 물가가 높은 거였어)
 
“테오 포기하자. 여기선 낼 수 밖에 없어”
 
“빌어먹을!”
 
 린과 테오는 알프루드의 물가로 살기 위해 아르바이트와 공장일을 떠맡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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