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소설 - 연재/탑의 마도사
<25화> 탑의 마도사
NioN
2024. 11. 1. 14:36
제 25 화 점점 초조해 지는 기분
린은 자습실에 들어가자 다시 유벤의 시선을 느꼇다.
이런 식으로 매일 유벤과 엮이다니. 이전 무시당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라고 린은 생각했다.
게다가 묘하게 얼굴이 밝다. 린은 꺼림칙한 예감이 들었다.
“린. 들었어. 당신 노예 계급이라면서요”
(아아, 들킨건가)
린은 신물이 났다.
(누구야. 까발린 녀석)
“그래서 성 씨를 말하지 않았잖아요. 아뇨. 말하지 못하는 거겠죠. 그야 없으니까”
린은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유벤을 쳐다봤다.
“그래. 나는 케어레를 다스리는 밀린 님 밑에서 노예로 농사 짓고 있었어. 하지만 신분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어. 여기서는 귀족이든 평민이든 똑같이 수업을 받을 수 있으니까”
“당신이 신경쓰지 않아도 주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금 같은 방식으로 대해줄까?”
(과연. 그 소리가 하고 싶었던 건가)
유벤은 린을 위협할 소재가 생겼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이미 평소에 같이 다니는 녀석들은 대충 알고 있어. 뭐 그래도 둘러대고 싶으면 해봐.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 대하는지, 얼마나 태도가 변할지 보면 되잖아”
린은 그렇게 말하고는 책으로 돌아섰다.
유벤은 짜증이 났다. 테오는 들이받으면 바로 도발해오지만, 이 린이라는 놈은 밀어도 당겨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유벤은 린의 책을 넘기는 속도가 여전히 빠르다는 것에도 짜증이 났다. 벌써 다음 수업 예습이 끝났다는 것 아닌가?
“잠깐. 이제 책 좀 그만 읽어”
“어? 왜?”
“당신은 이미 충분히 공부했어. 더 이상 노력할 필요 없어”
“아니... 하지만... 나, 토요일,일요일은 공장에서 하루종일 일하고 있으니까. 돌아가면 녹초가 되서 공부할 형편이 못돼. 그러니 이런 시간에라도 해야지”
“그렇게 책 읽으면 머리 나빠져요”
린은 벙쩠다. 유벤이 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기 떄문이다.
“자자. 알겠으면 책 좀 닫지. 너는 좀 놀아야돼”
“아니, 아니, 아니. 잠깐 기다려. 모른다고. 왜 책을 너무 많이 읽으면 머리가 나빠지는건데?”
“과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지요? 뭐든지 과한 건 금물이야”
“아니, 그건 뭔가 다른 것 같아”
“시끄러. 잔말 말고 얼른 책 덮어”
그날 린은 유벤의 집요한 방해 때문에 수업 예습을 마칠 수 없었다.
“으쌰”
수업 전의 교실. 린은 테오 옆에 앉았다.
“? 뭐야. 묘하게 가깝네” 테오가 의아해 한다.
“그렇지 않아”
(이대론 제대로 공부 할 수 없게 될꺼야)
린은 유벤의 방해를 피하기 위해 평소 하던 방법을 썼다. 즉, 테오의 그늘의 숨는 방법이다. 린이 노예 계급임에도 불구하고 반 친구들에게 업신 여기지 않는 것은 테오의 친구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눈에 봐도 테오의 친구라는 것을 알게되면 모두들 함부로 린에게 집적거릴 수 없었다.
(이제 천천히 예습 할 수 있겠다. 테오는 날 지켜줄꺼야. 뭐니뭐니 해도 친구니까)
그러나 유벤에게는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았다.
린이 안심하고 책장을 열려고 할 때 유벤이 찾아왔다.
“너 또 예습해?”
(켁)
“그렇게 공부하면 머리 나빠진다고 말했잖아. 이리 좀 오렴”
“테, 테오......” 린은 테오에게 도움을 청했다.
“어이, 유벤. 그만 좀 하지”
“어머, 테오. 너도 나한테 감시 받고 싶어?”
“자, 그럼 나는 저쪽으로 갈까?” 테오는 일어서서 린을 떠난다.
“잠깐, 어이”
“린. 넌 이쪽”
테오를 쫓아가려던 린이, 유벤에게 단단히 팔을 잡혀버렸다.
그는 끌려가듯 그녀의 자리까지 따라왔다.
끌려간 곳에는 유벤에게 늘 매달리는 화려한 여자아이들이 있었따. 린은 심장이 요동친다.
“린, 도망치는건 용서치 않을 거야. 오늘부터 내 친구들과 이야기 하는 동안 같이 이야기를 나누게 될 거야”
(어? 유벤의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라고? 그런 건 벌칙이 아니라 포상이잖아. 예스!)
린은 유벤에게 이끌려 그룹 앞까지 왔다.
“모두 소개할께. 애는 린. 테오한테 괴롭힘 당해서 친구가 없어. 잘 지내줘”
“아, 안녕”
린은 여자들의 호기심에 이끌려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 그 귀여운 몸짓으로 그들은 린에게 호감을 가졌다.
유벤의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건 뭐라 할 수 없는 달콤한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긴장했던 린인 점점 힘들어졌다. 그녀들의 이야기는 너무 지루했다. 패션, 알프루드의 가게, 연애 관계, 귀족끼리의 추문, 다과회, 누구누구가 주최하는 파티에 불려갔는지 등 린에게는 그다지 관심 없는 것이었다. 이들에게 알프루드 거리에서 고위 귀족으로부터 다과회에 초대 받는 것은 자랑거리 같았지만 린에게는 인연이 없는 이야기였다. 자신에게 상관없는 화제만큼 지루한 것은 없다. 린은 빨리 그녀들의 고리에서 벗어나 수업 예습을 하고 싶었다. 한편으로 유벤은 린의 학습을 방해 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이렇게 유벤은 린의 학습을 계속 방해했지만 린의 성적은 떨어지지 않았다. 또한 테오 쪽은 더욱 승승장구 했다. 테오가 재능을 발휘한 것은 야금 마법 수업이었다.
“통상적인 야금 기술로는 광석으로부터의 금속 채취, 합금의 생성, 금속에 의한 코팅이 고작이지만, 야금 마법을 사용하면 이것들이 마법진과 주문으로 간단한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금속 자체를 다른 금속으로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물론 만능은 아닙니다. 마법에 의한 야금은 일시적인 것입니다. 일정한 타격이 가해지면 마법이 풀려서 원래의 물질로 되돌아가 버립니다. 쇳조작 등을 금괴로 바꾸어 시장에 유통시킨 경우 사기죄 기소되니므로 주의해 주세요. 이 수업에서는 여러분이 철광석을 금으로 바꾸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합니다. 이제 막 배움을 받은 분들이 갑자기 금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 우선 비교건 간단한 구리나 은 근처부터 시작합시다”
야금 마법의 스리야 선생이 칠판에 철광석에서 원하는 금속을 생성하는 이론이나 술식에 대해 쓰고 해설해 나간다. 유벤은 칠판에 그려진 마법식과 수식을 우울하게 바라봤다.
(야금은 도형이나 수학이 필요해서 힘드네요)
그녀는 작년에도 이 수업을 수강했지만 아직도 교과서 전반부를 읽는 데에 애를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뭐라도 할 수 밖에 없겠지. 노력이 있을 뿐이야)
“어이, 봐봐 린” 테오의 목소리가 들렸다.
유벤이 테오 쪽을 보자 그에게 지급된 연습용 광석은 둔탁한 황금빛을 내뿜고 있었다. 야금석 밑에 깔린 종이에는 수식이나 문양이 복잡하게 그려진 마법진이 보인다.
그것은 테오가 아직 수업에서 제대로 배우지 않았을 마법진이었다.
“쩐다~. 테오. 그거 어떻게 한거야?”
“뭔가 교과서 뒤쪽에 쓰여 있는 것 그대로 했더니 되더라고. 린 너도 교과서 뒤로 읽어봐”
크흠, 하고 스리야 선생님이 헛기침을 한다.
“갈피르드. 자네에게 야금 마법의 단위를 주겠네. 그냥 조금 있다가 교무실로 와라. 린, 너도다”
“어? 왜 저까지...”
유벤의 짜증은 더해갔다.
(아오, 진짜)
유벤은 초조한 마음에 들고 있던 펜을 공책을 향해 내리쳤다.
다음화, 제 26 화, 「귀족의 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