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소설 - 연재/메이드 인형 시작합니다

<178화> 메이드 인형 시작합니다

NioN 2024. 11. 29. 18:56

몸에 닿아요

 
 눈꺼풀 너머의 눈부심에, 조금씩 의식이 깨어 간다. 첫 번째로 보인 것은 은발의 뒷모습이었다.
 
“......나...아?”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나탈리아가 당황한 듯 달려온다. 
 아, 역시 나탈리아다.
 
“아가씨, 정신이 드시나요?”
 
“으...응”
 
아직 말을 잘 못한다.
 
“클라, 펀이엔에게 알려주고 와”
 
“와우”
 
클라리사도 있었던 것 같아. 고개를 움직여 보려 하지만 문 밖으로 금빛 꼬리가 사라지는 곳이 간신히 보였을 뿐이었다.
일어나려고 몸을 움찔거렸는데 온몸에 둔탁한 통증이 왔다. 그런데 못 일어날 정도는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고 일어나려고 하면, 나탈리아에게 이마를 눌렸다.
 
“아직 일어나지 마세요. 정말 중상이었으니까요”
 
나탈리아가 걱정스러워 하기에 일어나는 것은 일단 포기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벽과 천장, 가구까지 처음보는 디자인의 방이다.
 
“여긴 어디야?”
 
“펀이엔의 저택의 방 중 하나 입니다. 아가씨는 그 후로 나흘 동안이나 계속 잠들어계셨습니다. 치료는 해주셨지만 아직은 절대 안정입니다. 특히 왼팔은 움직이지 마세요.
 
“? .....읏! 아파아앗!”
 
이상하게 생각하고 주춤거렸는데, 왼팔에 심한 통증이 왔다. 말을 긁는 순간 씌워져 있던 이불에서 왼팔이 나와 단단한 천으로 덮여 있는 것이 보였다.
맞아, 그 싸움에서 피할 수 없는 공격을 견디기 위해 희생했어.
 
“하아, 절대 움직이지 마세요. 진단으로는 시간을 들이면 원래대로 나을 수 있다고 하는데 무리하면 늦어질 겁니다”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쉰 나탈리아는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아 아이를 달래듯 이불 위를 팡팡 두드린다.
 
“나탈리아...”
 
“뭔가요?”
 
“가슴, 만지고 있어”
 
“죄, 죄송합니다!”
 
황급히 손을 뗀 나탈리아가 고개를 숙인다.
아차. 말 안하는게 더 만져질 수 있었는데. 그건 그렇고 얼굴이 새빨갛게 된 나탈리아가 귀여워.
 
“나탈리아라면 만져도 된다고?”
 
“안 만질거예요!”
 
“직접하는게 좋은거야?”
 
“아닙니다!”
 
나탈리아는 언성을 높여 거부하지만 나로서는 만져도 된다고 하기 보다는 차라리 나탈리아가 된다면 가슴도 그 이상의 장소도 만져줬으면 좋겠고, 만지고 싶다. 몸도 그렇지만 항상 입고 다니는 옷도 만지고 싶고 나탈리아도 빨래 같은걸 하고 항상 내 옷이나 속옷을 만지는데.
......좋아하는 사람(나탈리아)에게 매일 속옷을 만지고 있고, 재차 생각하면 조금 흥분했다.
 
“그럼 내가 나탈리아를 만져도 돼?”
 
“만지는 것을 전제로 말하지 말아주세요!”
 
“무슨 만담이라도 하는 것이냐, 너희들”
 
어느새, 나와 싸웠던 용인—펀이엔이 라고 불렸나—와 다른 남성의 용인이 방에 들어오고 있었다.
 
“가, 가슴 맞추기 라고—”
 
“부상자예요. 좀 더 자중하라고”
 
부정하려던 나탈리아를 남성 용인이 가로막는다.
나 자신도 잊고 있었는대, 그러고 보니 꽤 큰 부상이었다.
 
“올리비아 공, 문진을 할 테니 대답해 주게”
 
남성 용인은 의사 답게 몸 상태에 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흠, 상처의 아픔은 당연하고 그외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안정을 취하기만 한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제가는 나을 겁니다”
 
질문을 마친 용인 남성의 진단 결과는 생각보다 좋았다. 심한 부상이지만, 제대로 나을 것 같아 한 시름 놓았다.
 
“그래 그래. 나탈리아 공으로부터 들었은데 올리비아 공은 항상 자신에게 마법을 걸어 몸을 단련했다고 하느데, 그건 상처가 나을 때까지 금지입니다. 회복마법도 투여하고 있는 약과의 궁합이 있으니 그만두시고요”
 
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꽤 심한 문제다.
마법 부하의 단련을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이다. 나을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하지 않고 있으면 분명 몸이 닳아버릴거다.
 
“아가씨, 몰래 하실 생각하지도 마세요”
 
“으으, 네”
 
빤히 노려보는 나탈리아에게 못을 박히고 본의 아니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여기까지이니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아무쪼록 몸조십 하십시요”
 
용인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방을 떠났다.
어쨋든 낫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런데 올리비아여, 배는 고프지 않느냐?”
 
펀이엔이 물어보아 배고픔을 자각했다. 나흘이나 자고 있었으니 당연하다.
 
“아, 네, 많이 고프네요”
 
“나에게 경어 같은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어디 뭐 좀 만들어오마”
 
“그럼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 클라, 아카네, 에리카, 아가씨를 부탁합니다”
 
방을 나가는 펀이엔에 나탈리아도 따라간다.
나탈리아는 방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잠자코 배웅했다.
그런데 에리카는 어디에 있는걸까?
싶더니 창밖에서 커다란 그림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아, 못들어온거네.
 
 
 
 
주방에 온 우리는 조리 준비에 착수했다.
 
“나 혼자서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그대에게 맡기면 환자식이 술안주가 되잖습니까”
 
요 며칠 저택에 묵게 하고, 몇 번인가 펀이엔에게 식사를 대접 받았다. 그녀가 만드는 요리는 매우 맛있지만, 전체적으로 맵고 술안주로 좋은 것들이 많았다. 클라릿사는 너무 매워서 먹는데 애를 먹었고, 나흘이나 잠을 자고 막 깨어난 올리비아에게 먹을 수는 없다.
참고로 용인은 그다지 식사를 필요로 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충분하다고 한다. 지식이 깊고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부지런히 만들면 일품이 되지만 대부분 취미나 술을 더 즐기기 위한 안주 정도로만 인식 된다. 참으러 안타까운 이야기다.
 
“그럼 뭘 만들건가?”
 
“그러네요. 이 근처 약초를 이용한 약선국으로 하죠”
 
“그렇다면 나는 물을 끓여 놓겠다”
 
“부탁합니다”
 
생각한 요리를 펀이엔에게 전달하고 조리에 착수한다.
 
육수가 나오는 것, 불에 익는 것부터 잘라 순차적으로 냄비에 담아간다. 약초만 있다면 부족하기 때문에 잘게 썬 닭고기도 넣어두자.
그리고 이번의 주 식재료, 만능 약초로 불리는 기룡인삼 공룡 당근의 등장이다. 전생 세계의 인삼 같은 것으로, 뿌리가 고함을 지르는 용으로 보여서 이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 기룡인삼도 잘게 썰어 냄비에 넣고, 나머지는 끓이기만 하면 된다.
 
“굉장하구먼. 용산의 식재료를 완벽히 소화하고 있어”
 
“그게 제 몫이니까요”
 
사실 내가 용산의 요리에 바로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전생의 중국 요리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재료의 사정으로 만들 수 없었지만, 여기서라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가까운 물건을 만들 수 있다.
 
그러는 사이 냄비가 끓고 식욕을 돋우는 향기가 풍기기 시작했다.
작은 접시에 부은 국물을 입에 넣어 맛을 확인한다. 내가 생각해도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모처럼이니 펀이엔의 의견도 들으려고, 마찬가지로 작은 접시에 부어 내민다.
 
“맛 좀 봐주세요”
“어디어디...... 너무 싱겁지 않느냐?”
 
“일어난지 얼마 안돼서 위를 너무 자극하지 않도록 이 정도가 좋을 것 같은데요”
 
“기다려봐라, 지금 간직하고 있는 조미료를”
 
“술은 없어요”
 
“어찌알았느냐?”
 
“알다마다죠, 그럼”
 
이 며칠, 펀이엔이 마시지 않은 날이 없다. 라고 말하는 것보다, 맨얼굴로 한 시간이 적다. 특히 첫날은 끔찍했고, 올리비아와의 격투 흥분이 식지 않는다며 밤새 술을 마셨다. 그것뿐이라면 좋겠지만, 부상당한 내장에 술이 스며드는 통증이 싸움의 여운처럼 기분 좋다고 한 것은 솔직히 그었다.
 
“혹시, 올리비아는 술을 좋아하나?”
 
“잠에서 깬 지 얼마 안 됐으니 멈추세요. 그리고 아가씨는 올해 성인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는 한 음주 경험은 없습니다”
 
항상 함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올리비아에게서 술 냄새가 난 적은 없다. 게다가 그럭저럭 사회의 룰 같은 것에는 성실한 것이다. 미성년자 중에 음주 등은 하지 않을 것이다.
 
“정말, 젊다고 생각은 했는데, 그 정도인가”
 
올리비아는 엄마를 닮은 장신으로 실제 나이보다 높게 보이기 쉬우니까. 학교를 졸업하고 교복을 입지 않게 되면 착각하는 일도 많아진다.
 
“그러니까 아가씨가 자기 뜻대로 마시겠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부상이 다 나을 때까지는 참으세요."
 
“으으,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구나”
 
펀이엔은 마음속으로 아쉬운 듯이 어깨를 축 늘어뜨리지만, 괴물 같은 재생력을 가진 용인을 기준으로 생각해도 곤란하다. 음주는 부상의 치유를 방해하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악화되면 눈을 뗄 수 없다. 올리비아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다.
나는 완성된 수프를 그릇에 붓고 올리비아에게 향했다.
 
 

 
설연휴중에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2022. 01. 17
마지막 묘사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어서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