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소설 - 연재/탑의 마도사 36

<36화> 탑의 마도사

제 36 화 마수와의 만남   덤불 속을 걷는 것은 정비된 길보다 체력 소모가 두 배나 더 컸다.(그렇구나. 이건, 힘드네.) 린은 숨이 조금 가빠지기 시작했다.“괜찮으세요?” 일리위아가 걱정스럽게 물었다.“네, 괜찮아요.” 린은 옆에서 걷고 있는 일리위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데 그녀의 걸음걸이는 어떨까. 잘 정비된 길을 걷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았고, 피곤한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체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리위아는 린의 옆을 걷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린이 하는 것처럼 덤불을 손으로 헤집거나 나뭇가지를 피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가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덤불은 그녀의 발밑으로 파고들어 쿠션처럼 부드럽게 그녀의 발걸음을 받아주었다. 그녀가 나무 옆을 지나가려고 하면, 나무는 갑자기 가지..

<35화> 탑의 마도사

제 35 화 이어서, 커넥션의 중요성   린은 일리위아에게 자신의 탑에서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일리위아도 학원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테니 주로 공장과 렌릴의 도시 생활, 그리고 주거지인 쥐굴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했다. 그녀는 린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고개를 끄덕이며 흥미롭게 경청했고, 핵심적인 부분마다 질문을 던졌다. 그녀가 열심히 이야기를 들어주니 린의 이야기에 열을 올리며 자연스레 말이 많아졌다.“......음, 뭐 이런 식이네요.”“그럼 당신은 매일 공부나 일만 하는 거 아닌가요?”“네, 뭐 그렇게 되네요.”“안 돼요. 좀 더 놀아야죠.” 린은 웃음을 터뜨렸다. 설마 일리위아에게 유벤과 같은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하지만 공장도 꽤 재미있어요. 물론 일이라 할당량이 있긴 하지만, 생각하기에..

<34화> 탑의 마도사

제 34 화 왕족과 노예  린과 일리위아는 길을 따라 숲을 걸었다. 한동안은 같은 시간에 숲에 들어온 사람들과 함께 단체로 걸었지만, 갈림길마다 인원이 절반으로 줄었다. 중간에 멈춰 서서 식물을 채취하거나 덤불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결국 린과 일리위아는 둘만 남게 되었다. 린과 일리위아는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지팡이를 땅에 꽂은 후 지팡이를 놓아 넘어진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식으로 길을 선택했다.“괜찮나요? 이렇게 적당히 길을 선택해도?”“네, 블루 에어리어 사이는 어느 길을 따라가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지도를 건네주셨죠?”“네.” 린은 가방에서 지도를 꺼냈다. 지도에는 숲의 전체 모습과 집합 장소가 될 몇 개의 야영지, 그리고 야영지까지 가는 경로가 적혀 있다. 지도에는 세밀하게..

<33화> 탑의 마도사

제 33 화 조합 추첨 “평소처럼 제비뽑기로 페어를 정하겠습니다. 한 명씩 와서 뽑아가도록”  마그릴헤임 학생부・부단장인 헤이즐이    마그릴헤임 학생부 부단장 헤이슬이 제비뽑기 상자를 들고 회원들 사이를 돌며 제비뽑기를 하게 한다. 마그릴헤임에서는 2인 1조로 짝을 지어 숲을 탐험하는 것이 관례였다. 린도 제비를 뽑았다. 뽑은 제비뽑기에는 유성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나는 태양인가?”“달인 사람 누구야~?” 제비를 뽑은 사람들로부터 차례로 자신의 파트너를 찾는다. 린도 자신과 같은 그림의 제비를 뽑은 사람을 찾아다녔다. 아직 파트너를 찾지 못한 사람을 중심으로 말을 걸었다.“저기요, 죄송합니다. 유성의 사람이 아니신가요?”“아, 미안. 난 아니야.”“어머? 당신이 유성인가요? 우연이네요.” 린이 목소리..

<32화> 탑의 마도사

제 32 화 마수의 숲과 공주 린은 아침 일찍 일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향했다. 오늘은 드디어 마그릴헤임의 일원으로 마수의 숲 탐험에 참가하는 날이었다.린은 엘리오스 일행과 렌리르 마을에서 만나 탑 밖으로 나가 마수의 숲으로 가기 위한 광차를 탔다. 마수의 숲은 마침 탑의 북쪽에 우거져 있었다.  “어때, 린. 자기 혼자 수업을 빼먹은 소감은 어때?” 아글이 웃으며 물었다.“특별하네요.” 린도 웃으며 대답했다. 마수의 숲 탐험은 일주일간의 숙박형 합숙이지만, 그 기간 동안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과외활동으로 취급되어 탐험에 참가하는 사람만 수업 결석이 인정된다. 모두가 수업을 듣는 와중에 나 혼자만 야외에 나가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참 묘한 기분이었다.“린은 처음이지? 마수의 숲에..

<31화> 탑의 마도사

제 31 화 불합리한 세금 징수  린은 며칠 앞으로 다가온 “헤딘의 숲” 탐색에 대비해 필요한 것들은 사모으고 있었다. “비상식량 7일분. 대마수용 사냥옷, 응급 의약품, 조난 당했을 때를 위한 마력으로 특수 가공된 발연통, 대마수용 반지..., 식료품점, 옷가게, 약국하고 도구가게에 들리고..., 반지는 알프루드가 아니면 살 수 없어. 내일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러서 갈까?”  테오가 쇼핑 리스트를 읽으며 이후에 들리르는 가게를 확인한다. 그는 린의 쇼핑을 도와주러 와 있었다. “미안해. 도와주게해서” “됐어. 겸사겸사야. 하지만 여러가게를 둘러봐야 하네. 알프루드면 백화점에 다 갖춰져있다네”  렌릴에는 백화점 같은 것이 없으니 하나하나 가게를 돌아봐야 했다. 린과 테오는 쇼핑을 끝내는데 하루하루를..

<30화> 탑의 마도사

제 30 화 시장의 실패 상급 귀족인 세레카는 빛의 다리를 건너며 아래에서 벌어지는 혼미를 보고 있었다.“무슨 일이야 세리카. 서두르지 않으면 늦는다고” 세레카의 스승인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가 다그친다. 그러나 세레카는 멈춰선 채 그 날카로운 시선을 아래쪽으로 향하고 있다. 그녀의 은테 안경 안쪽에 있는 눈은 사냥감을 노리는 매처럼 엄격하게 공장의 모습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눈동자는 그녀의 회색 머리와 어울려 엄격하게 다가가기 힘든 인상을 주고 있다.“어이, 세레카. 뭐하고 있어”“...있잖아. 유인. 왜 그들은 이렇게 비효율적인 일을 하고 있지?”“뭐?”“좀 더 고도의 마법을 쓰면 되잖아” 그녀는 아래쪽을 가리켰다.“이것은 요컨대 완성된 제품을 박스에 담아 출하하고 있는 것이겠지. 마법진과 정령을 ..

<29화> 탑의 마도사

제 29 화 빛의 다리 공장 안은 유난히 조용했다. 모두 작업을 하면서도 그들, 공장에 갑자기 나타난 상급 귀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들 상류 귀족이 왜 여기 있는지 궁금해한다. 상급 귀족 자제들은 그런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입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그건 그렇고, 지저분하네"“더럽기도 하고, 다른 길로 가자”“안 돼. 수업 시간까지 연구소에 가려면 이 구획을 지나야 제시간에 도착 할 수 있어”“하지만 발 디딜 틈도 없는걸” 그들은 아무래도 이 작업장을 통과해서 반대편 엘리베이터까지 가고 싶은 것 같았다. 그러나 도중에는 작업 공간이나 광차의 선로가 드문드문 배치되어 있고, 게다가 마도구나 제품의 부품이 여기저기 흩어져 그들의 앞길을 막고 있다.“네! 여러분. 제게 제안이 있습..

<28화> 탑의 마도사

제 28 화 상급 귀족, 공장에 나타나다  마도사의 탑 생산 활동을 뒷받침하는 렌릴의 공장은 오늘도 풀가동 중이다. 린과 테오는 고장 한 켠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포장재는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테오가 린에게 묻는다. “응, 곧 13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 거래” “좋아. 어떻게든 이것들은 기일까지 출하 할 수 있을 것 같네. 할당량 달성이다”  린과 테오의 곁에는 쌓아올린 상품 더미가 놓여 있다. 이것을 내일까지 출하해야 한다. 배 출항은 내일 오후 5시가 마지막 편. 탑에서 배까지 이만한 상품을 옮기려면 적게 잡아도 6시간이 걸린다. 가능하면 오늘 중, 적어도 내일 아침 제일 먼저 엘리베이터에 태워 이 공장에서 출하해야 한다. 린과 테오는 학원에 입학한 지금도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학..

<27화> 탑의 마도사

제 27 화 커넥션의 중요성  오후 중 화창할 낮. 수업과 수업의 중간. 예의 따라 유벤이 도서실에서 자습하는 린에게 참견하고 있었다. “린, 나는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어. 학업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도 소용없어” “흐~응”  린은 적당히 맞장구를 치며 교과서 책장을 넘긴다. “뭐야 그 태도는” “딱히” 테오로부터 유벤의 배경을 들은 후 린 안에서 그녀에 대한 심정에는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린이 그녀에게 품었던 새로운 감정, 그것은 연민이었다. 그동안 린은 그녀에 대해 동경하는 것과 비슷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리 바래도 손이 닿지 않는 존재, 자신과는 상관없는 다른 세계의 거주자. 그래서 그녀가 그 경계선을 넘어 관여해오는 거세 린은 당황하고 동요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