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소설 - 연재/메이드 인형 시작합니다

<215화> 메이드 인형 시작합니다

NioN 2024. 12. 11. 16:00

dead dance on the palm③

 
사자강림(死者降隷)에 의해 되살아난 오필리아가 쏜 마법은 저택을 둘러싼 벽을 뚫고 아리아를 저 멀리 날려버렸다.
이츠키가 만일을 대비해 끝을 보고 오라고 명령하자, 오필리아는 그를 뒤돌아보지 않고 아리아의 뒤를 따랐다.
사자강림은 되살리는 사자의 생전 마력이 많을 수록 그 재현에 필요한 마력도 많아진다.
이번엔 필요 최저량을 넘어선 부분에서 끊었지만, 오필리아를 완전 재현하려면 어느정도의 마력이 필요했을지 감도 오지 않는다.
 
“후우, 생각보다 대단한게 나왔네”
 
마력 소모로 무릎을 꿇은 이츠키에게 숨을 고른 도미닉이 말을 건다.
 
“괜찮냐?”
 
“네, 그냥 마력 부족이예요”
 
그렇게 말하고 이츠키는 마지막 마력 회복약을 마신다.
 
“그 오필리아는 우리편이라고 생각해도 되는거지?”
 
그곳에서 이츠키는 처음으로 자신이 되살린 죽은 사람의 이름을 알게되었다.
 
“네, 제 명령에는 거역할 수 없게 되어 있으니 괜찮을 겁니다”
 
사자강림에 의해 되살아난 사자는 술자 이츠키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따른다. 적어도 위해를 가하는 행위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군. 그럼 전이는 쓸 수 있을 것 같나?”
 
“도망치는 것 뿐이라면 시간과 안전만 확보되면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단거리용 문을 열기만 하는 마력은 약으로 이미 회복되었다. 나머지는 술식을 가동하는 시간과 그 사이의 안전 확보다.
 
“그럼 저 거미로 타협하기로 할까. 나는 아까 거미한테서 소재를 좀 수거해 오마”
 
도미닉은 그렇게 말하고는 품에서 약이 든 작은 병을 몇 개인가 꺼냈다.
 
“그 마력 회복약도 써도 된다. 우리 상회에서 취급하는 물건이니 효과는 보증하지. 그것만 있으면 결계 병용도 가능할거다”
 
“......감사합니다”
 
 
 
블랙호크의 총구에서 발사된 마력 총탄이 그것을 스치고 숲속으로 사라진다.
즉시 조준 수정, 재발사.
총알을 그것이 친 결계에 튕겨져 나간다.
 
블랙호크로는 위력이 부족한가.
화이트 바이퍼로 바꿔 방아쇠를 당긴다. 무수한 총탄이 연이어 덮친다.
하지만 그마저도 견고한 결계 앞에서는 무의미 했다.
 
“이 정도니? 그냥 포대가 되다니 너답지도 않고, 나도 그런 가르침은 주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시끄러!”
 
그 모습도 목소리도, 존재 전체가 나를 짜증나게 한다.
존재 자체를 용서할 수 없다.
 
“자하크!”
 
수납 공간에서 사출, 접속.
 
“어머, 그건 처음보는데. 직접 창조한거니?”
 
“......큭!”
 
더 이상 말을 나누고 싶지 않아.
 
비상하는 자하크의 암이 선단에 갖춘 마총으로 공격하지만 그것의 결계는 소리만 낼뿐 움찔도 하지 않는다.
 
“인간형에 얽매이지 않고 팔을 늘리는 발상은 재미있지만, 구조 자체는 당신의 팔을 모방했을 뿐이네. 아직도 이 정도라면, 조금 실망스럽네”
 
결계의 깊은 곳에서 한숨을 내쉬는 그것.
나는 아직 마력이 남은 화이트 바이퍼를 내팽개치고, 레드 쿼슬리를 꺼낸다.
마력 충전은 충분. 최대 위력이다.
방아쇠를 당기는 동시에 강렬한 빛의 띠가 굉음과 함께 솟구친다.
시체 무사를 흔적도 없이 없애버릴 만한 위력. 그 반동을 억지로 억제하고, 팔이 삐걱러니느 둔통도 견딘다.
빛이 가늘어지면서 완전히 사라지기보다 먼저 달리기 시작한다.
왼손에 형성한 마력날을 내리쳤다.
 
“그 마총의 위력은 꽤 좋지만”
 
레드 쿼슬리를 맞고도 건재했던 결께는 마력 칼날도 쉽게 막았다. 그 안쪽에서 그것은 오히려 손을 들었다.
 
“가까이 온건 너무 우회적이야”
 
부드러운 손가락이 허공을 어루만지는 움직임을 하는 것과 동시에 나의 왼팔은 무너지는 것처럼 관절이 전부 분리되어 허공을 날았다.
 
결계 너머로 물체 부유조작!?
 
순간적으로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감과 동시에 뛰어내리지만 그마저도 이미 늦었다.
이번에는 양다리 무릎 아래가 분해됐다.
버팀목을 잃은 몸은 쓰러졌다.
분해된 팔다리는 중심의 신경사로 연결되어 있어야 하지만 그 신경사에 마력이 통하지 않아 감각이 없다.
 
“당신을 창조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잊은건 아니잖아. 관절의 연결을 끊는 건 쉬운 일이야”
 
아직이야, 아직 자하크가 있어!
 
그러나 공격하려던 자하크의 암도 신경사의 연결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땅에 떨어졌다.
 
“그러니까 이런 열화 모방품은 의미 없다니까”
 
“제기랄!”
 
잡고 있던 레드 쿼슬리를 내려놓고 몸을 일으키려고 하지만 오른팔만으로는 그것도 이뤄지지 않아 다시 쓰러졌다.
 
“당신의 성장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 정도였다니 정말 안타깝네. 당신은 그동안 뭐하고 있었던거야”
 
싸늘한 두 눈이 나를 내려다본다.
이를 악물고 일어나려고 하지만 한쪽 팔만 가지고는 보기 흉하게 기어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그것의 손끝에 마력의 빛이 밝혀진다. 마총과 같은 압축한 마력의 총알이다.
움직일 수 없는 탓에 피할 수 없다. 운좋게 움직일 수 있다고 해도, 내가 피할 수 없는 만큼 공격을 해 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럼, 먼저 가있으렴”
 
마력의 총탄이 터지려는 순간 활활 타오르는 불길의 용이 눈앞을 가로질렀다. 중급 염마법인 이그니스 드레이크다.
그것은 자신에게 물체 부유 조작을 사용해 크게 뛰어내렸다.

이그니스 드레이크가 온 방향의 나무들 사이에 서 있는 모습.
 
“아가씨......”
 
사랑스러운 사람이 궁지를 구해줬다는 안정감.
하지만 그 이상으로, 지금 이 자리에 오지 않았으면 했다. 이런 거 올리비아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나탈리아, 괜찮아?”
 
“네... 아가씨가 지켜주셨으니까......”
“그럼 다행이다. 도중에 클라네를 만났어. 아리아는 펀이엔이 치료해주고 있어”
 
나의 대답을 들은 올리비아는, 그것으로 주위를 돌린다.
 
“그래서, 어째서 어머니가——”
 
“아니야!”
 
순간적으로 언성을 높여 가로막았다.
 
“저런게... 저런게 오필리아 님일리가 없어요!”
 
“너무하네. 아까부터 계속 저 상태야. 올리비아는 어떻게 생각해?”
 
“...그렇네.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나탈리아를 공격할 이유가 없으니까, 저건 가짜야”
 
그것은 쓴웃음을 섞어 어깨를 움츠리고, 올리비아는 평상시의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냉담한 성음으로 대답했다.
 
“어머머, 우리 딸은 전부 불효녀네”
 
아까와 마찬가지로 손을 드는 그것. 모인 마력이 불꽃을 올린다.

"그럼 보여줘봐"

터진 화구를 올리비아의 주먹이 무찌른다. 그대로 후려치다가 결계에 막힌다.
결계의 안쪽에서, 물체 부유 조작으로 몸을 미끄러지게 해서 거리를 취하는 그것.
올리비아의 주먹이 결계를 깨고 그대로 달린다.
하지만 주먹의 사정으로 파악하기 전에, 그것의 마법이 발동해, 고드름의 창이 무수히 비상해 올리비아의 돌진을 요격한다.
그것에 올리비아는 양손을 앞으로 내민 자세에서 손등으로 고드름의 궤도를 비켜간다.

고드름을 모두 제거한 올리비아는 다시 돌진한다.
 
“뇌황전격!”
 
그것이 계속해서 날린 공기 덩어리를 올리비아의 주먹이 쳐부쉈다.
올리비아의 발밑에 땅이 붉게 빛나면서 마법이 원격 발동할 전조가 나타난다.
 
“뇌황신아!”
 
땅에서 치려던 불길을 올리비아의 주먹이 내리친다. 주먹에서 튕겨져 나온 천둥은 그대로 땅을 달려, 그것에게 덮쳐졌다.
연이은 천둥의 송곳니를, 그것은 어렵지 않게 躱했다.
거기에 내리쬐는 그림자.
 
“선화월영”
 
이상하게도 조용히 발뒤꿈치가 내려앉았다. 그러나 강철마저 때려부수는 위력을 간직한 그것은 헛스윙에 그쳤다.
 
“기러기 무리(雁群)”
 

 거침없이 튕겨지는 연속 발차기를, 그것은 마법으로 맞이한다. 올리비아의 발차기 모든 궤도 끝에 충격파를 만들어내며 위력을 떨쳐냈다.

 
“뜀수꽃(跳尾花)”
 
올리비아의 묶은 검은 머리가 휘날리며 상체를 수평으로까지 넘어뜨린 자세에서 가벼운 몸놀림으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뒷차기.

 그러나 그것도 한 점에 중첩된 결계에 가로막힌다.

“슈마의 기술을 그렇게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 건 굉장해. 하지만 흉내내는 것 만으로는 아직 멀었어”
 
“그렇다면!”
 
그것은 올리비아의 맹공에도 시원한 얼굴을 하고 있다.
설마 하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오필리아보다 강해?
 
“오늘은 놀라기만 하네. 이런곳에서 오리지널을 만나다니”
 
숲의 안쪽, 저택의 방향에서, 키다리의 눈이 특징적인 남자가 느긋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말을 나누기에는 먼 거리에서, 이런 상태의 지면에 기댄 나를 경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처음뵙겠습니다 라고 해야되나. 나는 도미닉 르 게리엔. 플래티볼로스 상회 회장을 맡고 있다”
 
플라티보로스상회는 불법 마도핵으로 플럼을 만지작거리던 놈들이다. 그 건이외에도, 왕도 근교에서 조우한 위험한 마도인형에도 관련되어 있다.
 
“네가 저런 악취미 적인 걸 만들었냐”
 
“그건 오해야. 내가 한게 아니거든”
 
도미닉은 의외라고 말하는 듯한 태도지만, 나는 이미 이 녀석을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네 주인 올리비아 에드 가든랜드는 훌륭하구나. 내가 요구해 온 이상이라고 할 수 있어”

“무슨 뜻이야? 그리고 아까 올리비아를 죽인다고 했는데 네 목적이 뭐지?”

"대답할 의리는 없지"
 
처음에 하나로 대답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도미닉의 옅은 미소를 띤 표정을 나는 알고 있다. 나를 그저 인형으로만 보고 있는, 그러나 그것을 입 밖에 내지 않고 꾸며낸, 표면적인 미소다.
 
“그럼!”
 
블랙호크를 꺼내려고 수납공간을 연다.
 
“늦었어”
 
허공에 생성도니 둔색 비색의 말뚝이 내 팔을 꿰뚫어 땅에 박아넣었다.
 
“큭, 아아아아아!”
 
갑작스런 격통에 나는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아파!
왜!?
이 몸에 통각은 없을텐데!

"통감은 없겠지만, 뭐 어때"
 
투닥투닥 뛰어다니는 나를 도미닉은 차갑게 내려다본다. 그리고 품속에서 엄중한 봉이 붙은 병을 꺼냈다.

"자네의 귀찮음은 잘 알아들었으니, 꼼꼼하게 하도록 하지"

도미닉이 봉을 뜯자 병 입구에서 검붉은 점액이 쏟아져 나와 허공에 떠 마블 모양의 구체를 만들었다.
그 구체가 뿜어내는 마력의 화근함은 너무나 비정상적이어서 팔의 통증에 시달리던 내가 무심코 의식을 돌려버릴 정도였다.
농구공 수준의 크기였던 구체가 구슬 크기까지 작아진다. 그러나 그것은 약해진 것이 아니라 압축되고 위력을 집중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필리아와 같은 저주로 죽고 싶다면 그 소원 이루어주지”

도미닉이 저주의 탄환을 쏜다.
 
“크으으윽!”
 
팔을 관통한 아픔을 견디면서도 결계를 부려 저주의 탄알을 막는다. 하지만 저주의 공은 결계에 닿아도 사라지지 않고, 검붉은 점액을 스며들면서 결계를 녹이듯 파고들었다.
결계를 이중으로 치지만 저주의 공은 그것을 녹여 나아간다. 서둘러 결계를 거듭하지만, 저주의 공은 가속해, 이쪽의 속도를 웃돌았다.

저주의 공이 결계를 뚫고 나갔다.

큰일 났다—

갑자기 사이에 갈라진 그림자가 흑뢰를 두른 주먹으로 저주의 공을 때려 폭약시켰다.
그 그림자를 나는 알고 있다.
설령 뒷모습이라도 잘못 볼 리가 없다.
 
“올리...비...아...”
 
자신이 살아난 안심이란 없다.
저주의 공은 사방으로 흩어지는 도중에 궤도를 바꾸어, 한 점에 모이도록 올리비아의 가슴을 관통한 것이다.

리본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윤기 나는 검은 머리가 크게 퍼진다.
 
“그...오오오오오오오오오!”
 
비틀거리던 올리비아는 그래도 강하게 밀어붙였고 얼마 남지 않은 흑뢰로 도미니크의 얼굴을 후려갈겼다.
도미닉이 날아가고, 맞은 얼굴이 으스러지고, 혈반토를 토한다.
 
“커헉, 크윽!”
 
“아직도 계속할꺼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데, 내가 회복마법이 서투르다는 걸 알고 있지?”
 
그것이 차갑게 말을 건다.
 
“으윽, 아쉽지만, 물러나겠어.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어!”
 
“그래, 그럼 그에게 가면 되겠네”
 
그것은 도미닉을 물체 부유 조작으로 가볍게 공중에 띄우고, 그대로 숲 속으로 사라져 갔다.
하지만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다.
 
혼신의 일격을 날린 올리비아의 몸이 기울어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졌다.
 
“오, 올리비...아... 그런....”
 
어떻게든 움직여야 하는데 팔을 꿰뚫는 말뚝이 그걸 방해한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나탈리아는 무사해……?"

올리비아의 목소리는 조금 전까지의 전투가 거짓말처럼 나약하고, 간신히 희미하게 열려 있는 눈꺼풀 속의 눈동자도 내 모습이 보이는지 수상하다.
 
“아, 아아......”
 
—어쨰서.
—나 때문에.
—-감싸준 사례를 해야지.
—무사하다고 전해야지.
—오필리아와 같은 저주.
—죽음.
—어떻게 해야 돼.
—죽음.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
—죽음.
—오필리아 때도 못 풀었는데.
—죽음.
 
할 말, 생각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은데, 거무스레한 예감에 휩싸인 내 목은 가냘프게 신음할 뿐, 의미 있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 얼굴하지마... 지금 당장 죽는다는 느낌도 아니고... 분명 괜찮을꺼야......”
 
올리비아는 그렇게 중얼거리지만, 그 목소리는 내 예감을 지워주지 않았다.

“오, 오, 올리비아... 올리비아! 올리비아아!”

“나탈리아! 올리비아! 무사한가!?”
 
“와우우우!”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눈앞에만 있는 의식은 그것을 그냥 지나쳤다.

"뭐가, 아니, 우선 저택으로 옮길 거야. 클라리사, 에리카”

"와우!"

“샤!”
 
말뚝이 뽑혀 올리비아와 함께 누군가에게 안겼다.

“올리비아아! 올리비아아!”

나는 그 이외의 말을 잃은 듯이, 오로지 올리비아를 계속 불렀다.
돌아오는 소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