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소설 - 연재/탑의 마도사

<33화> 탑의 마도사

NioN 2024. 12. 30. 19:40

제 33 화 조합 추첨

 
“평소처럼 제비뽑기로 페어를 정하겠습니다. 한 명씩 와서 뽑아가도록”
 
 마그릴헤임 학생부・부단장인 헤이즐이 
 
 
 마그릴헤임 학생부 부단장 헤이슬이 제비뽑기 상자를 들고 회원들 사이를 돌며 제비뽑기를 하게 한다.
 마그릴헤임에서는 2인 1조로 짝을 지어 숲을 탐험하는 것이 관례였다.
 린도 제비를 뽑았다. 뽑은 제비뽑기에는 유성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나는 태양인가?”

“달인 사람 누구야~?”

 제비를 뽑은 사람들로부터 차례로 자신의 파트너를 찾는다.
 린도 자신과 같은 그림의 제비를 뽑은 사람을 찾아다녔다.
 아직 파트너를 찾지 못한 사람을 중심으로 말을 걸었다.

“저기요, 죄송합니다. 유성의 사람이 아니신가요?”

“아, 미안. 난 아니야.”

“어머? 당신이 유성인가요? 우연이네요.”

 린이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일리위아가 있었다.

“일리위아 씨.”

“제 파트너가 당신인 것 같군요. 오늘 잘 부탁드려요.”

 그녀의 손에는 유성 그림이 그려진 제비가 들려 있었다.

“오, 린이 일리위아와 함께구나. 이건 딱 좋은 조합이네.”

 지나가던 티드로가 린에게 말을 걸었다. 우연히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은 모양이다.

“그녀는 이 나이에 이미 정령 마법과 마수학의 권위자야. 이 숲에서 그녀보다 더 안전한 곳은 없겠지. 과감하게 숲을 탐험하는 게 좋을 거야.”



 유성의 제비뽑기 두 장을 겹치자 제비뽑기는 푸른 불꽃이 되어 상자 속으로 돌아갔다.

“모두 파트너가 결정된 것 같네. 모두 모여줘.”

 타이밍을 본 단장 티드로가 호령을 내렸다.

“학원 측의 통지를 전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마찬가지다. 여름철 탐험에 있어서 학원생들은 비교적 안전한 블루 지역만 탐험하라는 것이다.”

 마수의 숲은 크게 블루 구역, 옐로우 구역, 레드 구역으로 나뉜다. 각각 푸른색, 노란색, 붉은색 나무가 많은 지역이라서 그렇게 불린다. 숲은 블루 구역부터 시작해 옐로우, 레드 구역 순으로 깊어지며, 깊어질수록 위험도가 높아진다.
 학원생들의 하계탐험대는 블루 지역 외에는 탐험이 금지되어 있다.

“일단 학원의 통보는 지켜야 한다. 하지만 어떤 사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예를 들어 일시적으로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옐로우 지역이나 레드 지역으로 진입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각자 상황에 맞게 대처하도록.”

 멤버들 대부분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리며 웃었다. 린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오늘 집합장소는 블루 구역의 제2캠핑장이다. 각자 오후 5시까지 도착할 수 있도록. 나는 이걸로 이상이다. 장비 점검을 마친 조부터 차례대로 숲속으로 들어가도록 해라.”

 티드로의 말이 끝나자 마그릴헤임 일행은 해산하고 숲 입구에 설치된 마법사 협회 지부로 향했다.
 학원 마법사들은 숲에 들어가기 전에 협회에서 파견된 자에 의해 규정된 장비를 갖추었는지 점검을 받게 되어 있다.
 린과 일리위아가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섰을 때는 이미 긴 줄이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은 능숙하게 검사를 진행했고, 순식간에 줄이 소화되었다. 곧 린 일행의 차례가 다가왔다.

“네, 지정한 수렵복이군요. 그럼 다음은 반지를 보여주세요. 좋습니다. 그럼 다음 사람.”

 린과 일리위아의 조금 앞에 줄을 선 사람이 검사를 통과한다.

(응? 반지?)

 린은 이제서야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사전에 받은 책갈피에 반지를 스스로 준비하라고 적혀있었다. 협회에 신청하면 빌릴 수 있다고도 적혀 있었다. 하지만 린은 준비하는 것을 깜빡 잊고 있었다.

(아, 이런...)

 린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당황했다. 언젠가 학원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알프루드의 반지 가게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유벤에게 쫓기거나 알프루드로 이사하는 등 여러 가지 일로 인해 완전히 잊고 있었다.

(어, 어쩌지.)

 티드로에게 물어보면 어떻게든 해결해 줄 것 같지만, 첫날부터 물건을 잊어버렸다고 하면 화를 낼 것 같았다.
 오히려 화를 낼지도 모른다. 그대로 탑으로 돌려보내질 수도 있다.

“어머? 무슨 일인가요, 린?”

 일리위아가 린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것을 알아차리고 말을 건넨다.

“아, 아니요, 그게... 말이죠...”

 린은 재빨리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일리위아는 그 동작을 예민하게 읽었다.

“혹시 반지를 안가지고 오셨나요?”

“으으..., ㄴ, 네.”

 린은 관념했다. 틀림없이 티드로에게 말을 걸고 압력을 가할 것이 틀림없었다. 린은 앞으로 벌어질 설교를 상상하며 기분이 가라앉았다.

“후후. 그렇게 초조해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거 끼세요.”

 일리위아는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빼내어 린에게 건넸다.

“어? 하지만...”

 린이 일리위아가 어떻게 할 것인지 묻기도 전에 일리위아의 손가락에 반짝이는 무언가가 달라붙어 반지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아, 물질 생성)

 일리위아의 손가락에는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겉보기에는 지금 린의 손바닥에 있는 반지와 전혀 다를 바 없다.

(괴, 굉장하다. 하지만... 속일 수 있을까?)

 린은 초조한 마음으로 순서를 기다렸다.

“네, 다음 사람 차례입니다.”


“후~ 다행이다~”

“후후, 조금 두근거렸어요.”

 두 사람은 무사히 검사를 통과하고 숲에 들어갈 수 있는 허가를 받고 숲 앞에 도착했다.

“감사합니다. 첫날부터 잊은 물건 때문에 화를 내면 눈 뜨고 못 볼 뻔 했어요.”

“티드로 씨는 엄격하신 분이니까요. 들키면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면서 화를 내실 거예요.”

 일리위아가 양손 검지를 관자놀이에 대고 손가락을 세웠다. 의외로 장난기가 많은 사람 같았다.

“네, 정말 일리위아 씨에게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 하지만 괜찮으세요? 그 반지는 가짜죠, 그렇죠? 그 장비로 숲에 들어가면 위험할 텐데.....”

 린과 일리위아는 이미 숲의 눈앞에 와 있다. 여기서부터는 언제 마수와 마주쳐도 이상하지 않다.

“괜찮아요. 원래 저는 반지가 필요 없어요. 이 아이가 있으니까요.”

 그 말을 듣자마자 린은 한기를 느꼈다. 린과 일리위아 사이에 있는 공기의 밀도가 갑자기 짙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뭔가... 있는 건가?)

“어머, 눈치채셨군요. 역시 예리한 감각을 가지고 계시군요. 그럼 마력을 좀 더 짙게 해볼까요?”

 린의 눈에 희미한 무언가가 그녀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인간 여성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실체가 없이 일리위아의 주위를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생물이 아닌 것은 확실했다.

“그녀는 실프. 저희 윙가르드 왕국에 대대로 내려오는 정령이예요. 그녀와 함께라면 저에게 위험이 닥칠리 없어요.”

 린은 이렇게 단단한 모습의 정령을 처음 보았다. 항상 요정 마법 수업에서 보는 정령은 영혼처럼 희미하게 빛나거나 물질에 깃든 것들뿐이었다. 그 흐릿한 정령들에 비해 그녀의 정령이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은 분명했다. 린은 이 거리에서도 정령의 마력의 힘에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그녀에게 달라붙어 있는 그녀는 괜찮을까? 일리위아는 오히려 냉정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 당신에게 이 아이의 마력이 힘들어 보이네요. 마력을 조금만 억제해 주시겠어요?”

 일리위아가 명령하자 정령의 모습은 점점 옅어지더니 이내 눈에 보이지 않고 존재감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 가볼까요?”

 일리위아는 산책이라도 하러 가는 듯한 걸음걸이로 푸른 나무들이 뿜어내는 강렬한 색채의 숲속으로 발을 내딛었다.


                       다음 편, 제34화 「왕족과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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