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1 화 용산명동(竜山鳴動)①
물어뜯으려고 열은 큰부리새 한가운데를 무수한 총탄이 쏟아진다.
입 안에서 몸통을 드러낸 육체는 허공에 있으면서 절명하고, 땅을 걷어찰 기세도 총탄의 충격으로 경감되어 힘없이 땅에 쓰러진다. 언제나 사용하고 있는 마총인 블랙호크와 화이트 바이퍼에서는 이놈의 비늘에는 그다지 유효타가 되지 않았기에 부드러운 입을 노릴 수 밖에 없었다.
에리카가 뒤엉키면서도 용해액을 퍼부어 약해진 곳을 물어뜯었고, 올리비아의 주먹이 두개골을 으깨어 덮쳐 온 마물들의 섬멸이 완료되었다.
참고로 아카네는 앞선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말았기에 클라릿사는 체력 온존을 위해 대기 중이다.
쓸만한 소재를 수납 공간에 담아 진행을 재개한다. 이 론샨령은 산악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지금 나아가고 있는 것도 산을 오르는 언덕길이며 결코 편한 길이 아니지만 이곳을 지나는 것이 동부 항구도시가 있는 길 중 최단 루트인 것이다. 앞서 말했듯 클라릿사는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 대신 마차 견인에 힘쓰고 있다.
문제는 이 근처의 마물은 하위 용족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싸워온 것 중에서도 상당히 강하다는 것이다. 나나 올리비아는 아직 싸울 수 있지만, 아카네와 에리카는 더 이상의 전투는 괴롭고, 회복약으로 부상은 나았지만, 심신의 피로는 풀리지 않는다. 마부석에서 내 옆에 있는 아카네도 후방의 짐수레에서 햇빛을 우러러보는 에리카도 마을에 도착하면 착실히 위로해 주마.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니 길 앞쪽에 건물들의 무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다행이다. 론샨령에 들어온 이후 지금까지 마을은 물론 사람과 스친 적이 없었다. 비축은 내 수납공간에 충분하지만, 그래도 보충이 안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정신적으로 좋지 않다.
가도 정비가 잘 된 사페리온 왕국이지만 왕도와 주요 가도변 도시처럼 주위에서 위험한 마물의 서식지를 잃어버린 것도 아니라면 대문이나 성벽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이 마을은 산 중턱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울타리나 문 따위가 없다.
마을에 들어서면 거리마저도 지금까지 보아온 사페리온 국내 마을과는 달랐다. 한마디로 완전히 문화가 다르다. 사실대로 말해서, 사페리온 전체는 전생에서 말하는 서양풍인데, 흰 흙벽과 주홍색 기둥에 가장자리를 높게 한 기와인 반면, 이 마을은 중국풍인 것이다. 행인들 대부분이 머리를 높이 땋고 소매에 넓은 하오리를 띠로 말린 옷을 입고 있다.
다른 영지에서는 볼 수 없고 이곳에서 갑자기 나타난 정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마을의 분위기는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다. 사람의 통행은 있지만 활기는 없고, 무엇보다 모두가 이쪽을 경계심이라기 보다는 베타적인 시선을 향한다.
귀찮구만. 이것은 예정을 변경하고 빨리 지나가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늑대인간 앞에 사람의 그림자가 가로막는다.
“네놈, 여기가 우리들 용인족의 영토라는건 알고 들어온거냐”
그런 말은 한 사람의 남자. 채표는 비늘로 덮이고, 얼굴은 앞으로 내밀어 머리에 뿔을 갖추고 긴 꼬리를 늘어뜨린 도마뱀 수인과는 다른 종족. 그런가 소문은 들었지만, 이것이 용인인가. 그리고 이제서야 깨달았지만 이 마을에는 용인 이외의 종족이 없다. 사페리온에서는 보기 드문 다일 종족의 마을이다.
마부 자리에서 내려 용인 남자에게 머리를 숙인다.
“불가침 영역인지는 몰랐습니다. 빠르게 떠날테니 부디 용서를”
“종자, 아니, 네놈 인간이 아니구나. 제물을 대리로 내세우다니 무례하구나”
뭐 이런 것도 익숙하지. 내가 인간이 아닌 건 사실이고 올리비에게 모욕을 당한 것은 화가 나지만 여기서는 참으면 평온하게 끝날 것이다——
“나탈리아는 나의 메이드야. 인간이 아니라니 문제가 되지 않아”
——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어느새 늑대인간에서 내린 올리비아가 내 앞에 끼어들었다. 올리비아가 이렇게 나를 인간과 동등하게 대하고 화를 내주는 것은 기쁘지만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무례한 것이 아니라 무분별한건가. 속세의 인간이 이렇게까지 어리석었단 말인가”
아, 올리비아, 폭발전이다. 마티아스 때에도 똑같은 전개였다.
“그르르”
게다가 이번에는 올리비아 뿐만 아니라 클라릿사와 아카네, 에리카까지 분노하고 있다.
“저기, 아가씨, 모두도, 이런건 언.제.나.에 일이잖아요”
“그래, 언.제.나.에.일이지. 언.제.나.에.일이니까”
올리비아는 넘치는 마력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그 강렬함은 가드랜드 가문 파티 때를 뛰어넘는다.
하지만 감정에 맡겨 움직일 수는 없다. 나는 사이를 깨고 들어가 올리비아의 치켜든 주먹을 누른다.
“아가씨, 참으세요. 제가 어떻게든 할테니—”
“가아앗!”
“샤아앗!”
“!!”
우리의 바로 옆에 거품이 일어나는 수구, 파괴력을 내포한 섬광, 아름드리 바위 덩어리가 날아갔다. 에리카의 용해액과 클라릿사의 네뷸라 블레스와 아카네의 록캐논이었다.
“너희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지나치다.
용인은 날아가 막다른 집 벽을 부수고 안으로 돌진했다. 세마리의 공격을 받아서는 무사할 수 없다.
“어차피 마물인가”
하지만 돌아온 목소리는 침착했다.
용인은 무너진 벽에서 쓱 하고 얼굴을 내밀어 이쪽을 노려본다. 그 몸에 상처 하나 없이 발걸음이 휘청거리는 기색도 없다. 세 마리의 공격은 틀림없이 직격, 그것도 서로가 방해가 되지 않는 순서로 때려넣는다는 제휴까지 있었다—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칭찬했다—에도 불구하고, 용인은 데미지를 받지 않았다.
“애들아 잘했어. 그리고 지금부터는 주인인 내 일이야. 종마의 행동이 내 책임이라면—”
올리비아는 내가 잡고 있던 팔을 뿌리치고 나아간다.
“종마에 대한 모욕은 나에 대한 모욕이고, 모두의 분노는 나의 분노야”
“인간주제에. 그 불손, 산산히 부서주—”
“시끄러”
용인의 남자가 귀여워 보일 정도의 노기. 목소리라기보다는 으르렁거림이였다.
무너진 벽에서 나타난 장신의 용인의 뒤통수를 움켜쥔다.
“기분 좋게 마시는걸 방해하곤 사과 한마디도 없다니”
“으, 아아아악!”
“거기서 반성해라”
비명을 지르는 용인은 마구 내동댕이쳐져 조금전과 마찬가지로 다른 가옥의 벽에 부딪혔다. 다만 조금 전과는 달리 그가 일어나는 모습은 없다.
그리고 역시라고 할까, 그것 또한 용인이었다.
자줏빛 비늘에 긴 백등색 머리 사이에서 뒤로 뻗은 두 가의 뿔, 붉은 깃포 치파오(차이나 드레스)를 두른 올리비아 만큼이나 장신의 용인 여인이었다.
“펀이엔(范焱) 님이다”
“술에 많이 취하셨군요”
“떠나거라, 더 이상오면 적으로 간주하겠네”
펀이엔 이라고 불린 용인 여성의 등장에, 조금 전까지 우리에게 적의를 향하면서도 침착하던 주위는 술렁이며 거리를 두지만, 신경이 쓰이는지 멀뚱멀뚱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래서 원인의 다른 한 쪽은 자넨가?”
앞으로 나선 펀이엔이 묻지만 그것이 확인의 의도가 아닌 것은 분명했다.
“자네들이 왜 이곳에 왔는지는 모르겠다만, 일을 되돌리기 전에는 미리 말해두겠네”
“우리가 나쁘지 않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일방적으로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납득 할 수 없어요”
“그렇다면 힘으로 물리쳐 보거라”
“좋아. 이해하기 쉬워서 내 취향이야”
펀이엔도 올리비아도 웃어보이지만, 그것은 상냥함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투쟁에 임하는 영악한 것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기백에 눌렸지만, 더 이상은 지나칠 수 없다.
“아가씨, 발단은 저예요. 여기는 제가”
재차 올리비아를 제지하려고 뻗은 손을 올리비아는 돌아보지도 않고 빠져나갔다.
“안돼. 저 사람 나탈리아 보다 강해. 그리고 말했지. 종마 모두의 행동은 내 책임이라고”
올리비아의 목소리에 스며드는 것은 용인에 대한 분노, 자신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나에 대한 명확한 거부. 거리로 보면 불과 몇 십 센티. 하지만 거기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보였다.
“그 아가씨 말이 맞아. 분부를 알아라, 종복(従僕)”
종복, 인가.
그래, 종복이다. 그게 내 한계다. 주인인 올리비아 앞에 설 자격은 물론 가지고 있지 않다. 종복은 그저 입 다물고 주인의 등 뒤에 기대는 수 밖에 없다.
“자세 안잡아?”
주먹을 휘두르는 올리비아가 묻지만 펀이엔는 자세는 커녕 의식조차 차리지 않는다.
“인간 같은 것이 상대라면, 용인이 양보해야 평등하지. 사양말고 오거라”
펀이엔은 변함없이 우뚝 선 채로.
“그럼 사양않고——큭!”
올리비아의 날아간 주먹이 펀이엔의 얼굴에 박혔다. 이곳에 오기까지 싸운 용종의 비늘조차 쉽게 부수던 올리비아의 혼신의 일격. 아무리 용인이 인간을 능가하는 신체 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이는 뼈아픈 데미지 일 것이다.
하지만,
“선수, 확실히 양보했다”
뺨에 주먹을 꼿았지만 부동.
펀이엔은 적대적으로 웃었다.
키
올리비아=펀이엔
가슴 둘레
올리비아<펀이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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