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소설 - 연재/메이드 인형 시작합니다

<130화> 메이드 인형 시작합니다

NioN 2021. 12. 21. 10:15

제 130 화 한편, 학교에서는

1학년도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할 무렵이지만, 마리제는 친구라 부를만한 상대는 커녕 반에서도 흔들리고 있었다.

올리비아와의 마찰은. 마티아스에 의한 교섭으로 인해 숨겨두고 있지만, 역시 사람의 눈과 입을 완전히 막는것은 불가능하다. 그녀는 동경에 대상이였던 올리비아에게 시비를 걸고 다녔으면서 어느샌가 갑자기 친해졌다는건 말이 안된다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생각이였다.

애당초 마리제를 통해 올리비아에게 접선하려던 자도 있었지만, 아직 올리비아에 대한 질투심을 소화하지 못한 그녀는 당연히 혐오감을 드러내며 쫓아냈다. 그 탓에 상반기의 반이 지났는데도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아 마리제는 고립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타인과 섞여지내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도 있어 그녀의 태도가 신입생들의 올리비아 붐을 종식시킨 원인이기도 하여, 딱히 이를 나쁘다고만 말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데도,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있었다.


"마리제의 마력총량은 평균정도니까, 큰 기술은 '지금이다' 싶을 때만 사용하는게 좋을꺼야. 거기에 영창파기나 고속연사 같은 건 충분히 굉장하니까, 그걸 능숙하게 쓸 수 있게 하는게 좋지 않을까"


그것이 A반 오즈왈드였다. 그는 3학년 A반이 야외학습에 가 있는 동안, 반 일과였던 올리비아와의 모의전을 할 수 없게 되어 안절부절하고 있던 마리제에게 용기내어 말을 걸어, 이렇게 마법연습에 초대한 것이다.


"나 스스로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너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화나는데"


그렇지만, 마리제의 오즈왈드에 대한 취급은 조금 건성건성했다. 물론 이렇게 행동하는 것을 마음속으로 나마 허락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혐오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본인 말대로,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상대하는 오즈왈드도 그녀의 태도에 불쾌감을 드러내지 않고, 마치 오랜 친구같이 거리낌없이 대하고 있었다.


"거기에 아무리 연사라 해도 초급마법이라면 올리비아 선배에겐 효과 없어. 그 사람에게 이기려고 한다면 조금의 방어력을 희생한 위력과 근접전에 대응하는게 불가결하겠지"

"그건 확실히 그렇지만 평범하게 마법을 사용할 뿐이라면 어렵겠네"


올리비아의 능력은 모두 마리제를 웃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급마법의 고속연사야 말로 마리제가 유일하게 앞섰지만, 그것이 유효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질리도록 보아왔다. 고로 마리제가 다른 어프로치를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 결과였다.


"올리비아 선배가 서투른 분야라고 하면, 마력방출인가. 결계는 사용할 수 있고 강도도 높지만, 마력량을 증명하는 강제적인 전개니까 빠른 시일내에 효과를 보기에는 어려울꺼야"

"그런가, 그거라면……아니, 애초에 올리비아 선배가 결계를 사용할 정도의 공격을 할 수 없으니 그 이전의 문제잖아"


잠깐이나마 한줄기의 빛을 본듯한 마리제였지만, 곧바로 근본적인 문제를 알아차렸다. 게다가 그것이야말로 현재로써 어쩔 도리 없는 큰 벽이며, 지금 그녀를 괴롭히는 원흉이다.


"그러고 보니 그 마력방출 수업은 1학년 하반기에 했는데, 그 지도방법은 올리비아 선배의 메이드인형이 고안했던건데. 알고있어?"

"그건 몰랐네. 나는 그 메이드하고는 그다지 말섞지 않았으니까"


마리제라고 해서 자신이 한 일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올리비아 자신이 신경쓰지 않으니 유야무야(有耶無耶) 했지만, 에이미 같은 경우 노골적으로 싫어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도 같을 것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머리를 숙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올리비아에게 틈을 타고 허물없이 다가올 생각은 없고, 마리제 나름대로 거리를 두고 있었다.


"완전히 자율적인 마도인형 자체가 희소한데, 사람과 똑같은 사고능력을 가지고 있는게 신기해. 인형술사로써 유명한 인형 백작(Doll Count)이라도 창조하는 건 쉽지않아. 뭐 인형백작이 자율형에 부정적이니까 그런것도 있고"


삼천포로 빠진 이야기를 계속하는 오즈왈드에게, 그 내용에 흥미가 없었던 마리제는 기가막혀 말없이 시선을 돌린다. 그러자, 그 앞에 이국의 의상을 입고 있는 토끼 반수인와 그녀에게 목줄이 채워져 끌려오는 금색 털의 늑대인간--사람 형태에도 굴하지 않고 사족보행 중인 클라릿사가 있었다.


"와우!"


마리제의 모습을 본 클라릿사는 단숨에 달리기 시작했고, 그 때문에 루리가 쥔 목줄이 강하게 당겨졌다. 마리제가 위험하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루리는 달려나가는 것이 생각보다 빨랐는지 목줄을 놓치고 말았다.

그 결과, 아무런 구속도 없는 클라릿사에게 몸통박치기 당한 마리제는 자신보다 큰 몸에 깔리게 되었다.


"마, 놀래? 놀래?"

"'마'가 아니야, 마리제야! 에에잇, 웃기지마! 안 놀꺼야 무거우니까 비켜!"


아직까지도 고유명사에 익숙하지 않은 클라릿사지만, 그래도 이름을 따서 짧은 애칭으로 부르게 되었다. 올리비아나 나타리아는 변함없이 『보스』, 『메이드』라고 부르지만, 이름의 개념을 지니지 않았을 무렵과 비교하면 진보한 편이다.


클라릿사가 얼굴을 침 투성이가 된 마리제에 얼굴에서 밀려나고, 역광에 비추어진 오즈왈드가 시야에 비친다.


"보스?"

"? 올리비아 선배가 아니야. 저는 오스왈드 입니다."

"와우?"


일어나서, 그 모습을 제대로 보니 그것은 올리비아와는 전혀 닮지 않은 소년이었다. 머리카락과 눈동자 색은 같다만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그것뿐, 성별이나 신장, 체형도 전혀 다르다. 굳이 말하자면 같은 기숙사에 살고 있는 류카 쪽이 닮았다고 생각된다. 클라릿사는 그녀와 올리비아를 잘못 구분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 오즈왈드가 올리비아와 겹쳐보였던 것일까, 클라릿사 자신도 알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이야~, 미안해. 괜찮아?"


겨우 따라잡은 루리가 사과하지만, 마리제는 그녀가 주저없이 목줄을 놓은 것도, 곧바로 달려오지 않고 여유롭게 걷고 있던 것도 놓치지 않았고, 지금의 목소리에서 기죽은 기세조차 느껴짖 않았다.


"처음뵙겠습니다. 1학년 A반 오즈왈드라고 합니다"

"이거야 원 정중하네. 레이바나국 우라도가 가정부, 루리라고 합니다"


가슴의 손을 대고 일례하는 오즈왈드에게, 루리도 허리를 굽히면서 매끄러운 움직임으로 경례를 돌려주었다. 그 동작은 너무나도 훌륭했고, 이국인 영애의 뒷바라지를 할만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루리 씨, 적어도 끈을 제대로 잡아줘"

"엥, 나의 힘으로 클라 양을 말리라니 아무리 노력한고 해도 그건 무리라고?"


애초에 힘내려고 조차 하지 않았잖아 라고 마리제가 말하자, 루리는 애완동물 기르기 참 힘드네 하고 받아넘겼다.

클라릿사는 늑대인간 형태일때는 일반적인 수인과 다를바 없어 보이지만, 그 본성은 커다랗고 강력한 바헨 수해의 지배자 코멧울프인 것이다. 올리비아와 나타리아가 야영학습에 가있는 동안 돌보기를 부탁받은 루리지만, 식사나 수발은 둘째치고, 그녀의 완력으로 클라릿사를 제지하는 것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무리다.


"그렇지, 루리 씨, 미리제 씨에게 검을 가르쳐주지 않을래요?"

"잠깐, 어째서 그렇게 되는건데"


오즈왈드의 당사자를 뛰어넘는 당돌한 제안에, 마리제(당사자)는 말리고 설명을 요구한다.


"그야 루리 씨는 검사잖아? 그러면 꽤나 강하지. 이  마법학교에서 검을 배우기란 쉽지 않을테고, 부탁 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오즈왈드의 말을 지당하다, 고향이였던 마을에서 혼자서 인그라우드에 온 마리제에게 의지할 상대 따위는 없으며,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는 다고 하는 선택지는 제한적이였다.


"으음, 나는 다른사람을 가르치거나 할 수 없는데? 나타리아와도, 형태도 뭐도 없이 단순하게 대련을 반복할 뿐이고, 그럼에도 상관없다면 상대해 줄 수는 있어"

"……부탁해"

"오케이. 그럼 바로 시작할까. 검은 이걸로 되겠지"


조용히 생각한 후 작지만 고개를 끄덕인 마리제에게 루리는 수납 공간을 열고 안에서 한 자루의 검을 꺼냈다. 지금 허리에  차고있는 것에서는 뒤떨어지지만, 그래도 단단한 구조의 일품이다.


"루리 씨는 수납  공간을 사용할 수 있나요?"


아무렇지도 않은 동작으로 검을 꺼낸 루리에게, 마리제가 놀라운 나머지 목소리를 높힌다.


"나타리아에게 가르쳐 달라고 했으니까, 어찌어찌 이걸 넣을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어. 그래도 힘들었다고? 수납 공간을 펼치기 위해서는 항상 최대 용량을 계속 전개하는데, 나타리아도 참 나의 수납 공간에 억지로 이 검을 밀어붙여왔다니까. 내가 『안돼! 그런건 안들어가앗!』 하고 말했는데도 전혀 안들었고"

"오히려 그런 걸 말했으니까 안들은게 아닐까"


마리제는 일부러 추잡한 말을 선택한 것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고, 실제로 그 말대로다.


"토깽이, 나중에 놀자"

"에엥. 그러니까 잠깐 기다려줘"

"와우"


클라릿사에게 손을 휙휙 흔들며 응하는 루리. 그 표정에는 진지함이라고는 새 발톱에 때 만큼도 없었다.

방과후에 마리제가 올리비에게 도전하고 있는 동안 기다리고 있는 나타리아와 루리가 시간 때우기로 훈련을 하고 있던 적은 몇 번인가 있었다. 마리제도 그 광경을 몇 번인가 보았지만, 느긋하게 본 적은 없었다. 아까 오즈왈드는 루리를 '꽤나 강한' 이라고 말했지만, 그것이 옳다는 확증은 없으며, '가끔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 이자 '일단 가까운 검을 사용하는 사람' 정도의 인식이였다.

마티아스와 클라릿사가 충분히 떨어진 것을 확인한 루리는 마리제에게 예비용 검을 건네주었다.
마리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쥔 감상은 '의외로 가볍네' 였다. 고향 마을에 있었을 무렵에 매일 하고 있던 물길러 오는  통쪽이 무거운 정도다.


"까놓고 말해서 나는 검을 휘두를 각오나 마음가짐 같은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휘두르면 베이고 찌르면 박힌다. 그러니 너무 분발하지 않아도 돼"

"하아, 알았어"


마리제는 검을 검집에서 뽑아, 어찌어찌 적당히 든다.


"평소 나타리아와 할 때도 그쪽에 맞췄으니, 힘의 과시 같은거에는 관심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어"


그에 반해 루리를 검을 뽑지 않고, 허리를 낮춘 자세로 칼자루에 손을 얹었다.


"그래도 얕보이는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


순간, 루리가 두른 분위기가 바뀐다.
금색의 외눈은 빼어든 검과 같은 날카로움으로 마리제는 눈앞에 칼날을 들어댄 것 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전신의 털이 곤두서고, 식은땀이 났다.

『가끔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

『일단 가까운 검을 다루는 사람』?

그 인식이 안일했다는 것을, 마리제는 지금이 되어서 깨달았다.


"자자, 언제라도 덤벼봐"


그것은 『사람을 베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다.


"흥"


클라릿사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둥글게 몸을 말고 코김을 분다.


"지루하냐?"

"보스, 메이드, 없다. 재미없다. 후아아"


오즈왈드가 묻자, 클라릿사는 시선을 루리 일행에게 향한채로 하품을 했다.


"야영학습은 큰일인것 같지만, 아무일도 없다면 내일 오전 중에는 돌아올 예정일테니, 그때까지 참으면 돼"

"『플래그』?"

"뭐야, 그게?"

"몰라. 전에 메이드랑 토깽이가 말했다"


바헨 수해에 서식하는 마물은 하급이라면 고블린이나 오크, 중급이라면 티라노 가비알이나 오우거, 상급이라면 메테오 울프와 같이 폭 넓게 존재한다.
고위의 마물인 만큼 조우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래도 0이 아니다. 인솔교사가 배려하고 있지만, 역시 절대적인 안전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