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소설 - 연재/탑의 마도사

<1화> 탑의 마도사

NioN 2022. 5. 3. 10:35

제 1 화 석상에 비는 소녀


 마도사의 거리, 그가르드는 오늘도 많은 사람으로 활기찼다.

 항구로 나아가는 큰 길에는 여러가지 직업이나 신분의 사람들이 왕래하며, 그 넓은 도로를 흘러넘칠 듯이 다 메우고 있다.

 그들은 모두, 마도사들이 만든 드문 물건을 교역 하기 위해서 세계 각국으로부터 그가르드에 방문하고 있다.

 이렇게나 떠들썩한 그가르드의 큰 길이지만 도중의 샛길로서 사람이 없는 곳이 있었다. 도처에가 정체 투성이가 되어 있는 큰 길과 그 주변에 있어, 마치 이 한 획만 사람들에게 잊혀진듯하다.

 사람들이 그 길을 피하는 것도 무리도 아니었다. 큰 길로부터 무수에 파생되어 있는 몇 개의 샛길과는 달리, 그 공간은 어디에도 연결되지 않은 막다른 골목이다. 한 번 벗어나려면 다음날까지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큰 길의 정체 때문에 그 공간에 들르려면 당연히 시간을 낭비해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쉬기에도 어중간한 장소이다. 앉을 만한 장소도 없고, 잠시 짐이나 마차를 두는데도 너무 좁은 장소였다. 거기에는 한 명의 마도사를 본뜬 석상이 1개 우두커니 놓여져 있을 뿐이다. 이전에는 그 위대한 공적으로부터 많은 참배자가 기도를 하던 석상도 시대가 바뀐 이제 와서는 길을 서두르는 사람들이 발을 멈출 이유가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사람들로부터 그냥 무시당하는 석상이지만, 일부러 그 석상에 향해 기원을 바치는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거리가 소란스러움에도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가르드에 온지 얼마 안된 소년 린은 방금전부터 쭉 이 소녀를 넋을 잃고 보고 있었다.


(이상한 아이다)


 린은 소녀에게 넋을 잃고 보면서도 머릿속 어딘가에서 그녀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녀는 후드가 달린 흰 로브를 입고 있어 손에는 긴 목제 지팡이를 가지고 있다.

 그 복장으로부터 보아, 그녀는 지금부터 린이 향하게 될 마도사의 탑의 거주자임이 틀림없었다.

 린이 끌린 것은 그녀의 풍모 만이 아니다. 그 분위기에도 마음이 끌리는 것이 있었다. 큰 길에 비하면 조금은 낫지만 여기에 있어도, 거리의 북적임, 소란스러운 소리, 성급히 움직이는 모습은 부질 없이 전해져온다. 혼잡한 소리는 끊임없이 린의 마음을 재촉해, 침착성을 빼앗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거리의 소란을 신경쓰지 않고 눈을 감아 가슴에 손을 대어 기도를 계속 바치고 있다. 이 소란스러움 속에서 그녀의 주위만은 매우 조용한 고즈넉하게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도사의 이상한 힘이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게 할 정도로 그녀는 태평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그녀는 마치 숲속에 잠복하는 호수와 같이 조용했다. 린은 언제까지나 그녀를 계속 보고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녀의 기도는 당돌하게 끝난다. 그녀는 자신을 응시하는 시선을 눈치채 린 쪽을 향했다. 두 명이 시선이 마주친다.


"안녕하세요"


 침묵을 이기지 못한 린이 인사하자 소녀는 초롱초롱 그를 응시해 온다. 린은 말을 건 것을 후회했다. 그녀의 모습은 마도사가 아니라고 해도 신관이나 성직자 같은 어쨌든 고귀한 신분의 인간으로 보였다. 반면 린의 복장은 축 늘어진 셔츠와 바지 뿐. 신분이 다른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그녀는 린의 머쓱한 분위기를 뒷전으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돌려준다. 린은 마음이 놓였다. 린의 고향에서는 그다지 신분의 차이를 의식하지 않아도 상관없었기에, 린에는 누구에게라도 무심코 거리낌 없이 말을 거는 버릇이 있었다. 그 때문에 그는 스승에게 자주 혼났다. 린의 스승은 신분에 엄격한 사람이었다. 아직 이 거리의 신분 제도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 때문에, 또 경솔한 짓을 해 버린건가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이번은 문제 없는 것 같다.


"저기, 이 석상의 사람은 역시 훌륭한 마도사 님인가요?"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랐던 린은 순간에 방금전 소녀가 기도를 하던 석상에 화제를 옮겼다.

훌륭한 석상이었다.

 육중한 체구의 할아버지가 망토를 걸치고, 한 손에는 지팡이를 바치고 다른 한 손은 허공에 손을 뻗고 있다.

 엄숙한 얼굴로 뭔가 주문을 외우고 있으니 그야말로 당당한 위용(威容)이었다.

 이런 식으로 석상을 세울 수 있다고 하는 일은 반드시 모두에게 존경되고 있는 훌륭한 사람인 것일거라고 인은 생각한 것이다.

 소녀의 얼굴에 순식간에 놀라움이 퍼져 간다. 믿을 수 없다고라도 말하고 싶은 듯했다.

 인은 또 긴장해 왔다.

 자신은 뭔가 이상한 일을 말해 버렸을 것인가.


"가엘리아스를 모른다니! 당신 최근 그가르드에 온 사람이야?"

"예에, 뭐"


(모르면 안 되는 것이였나?)


 린은 자신의 무교양을 드러낸 것 같아 부끄러워졌다. 모르는 거리에서 모르는 여성과 이야기하고 그렇지 않아도 긴장하고 있는데 더욱 더 긴장된다.


"대마도사 가엘리아스·크러스트야. 저 탑을 세운 사람"

"저 탑을……"


 린은 석상의 아득한 후방에 우뚝 솟은 탑을 올려본다.

 마법도시 그가르드의 중추이며, 상징이기도 한 가엘리아스의 탑. 지금부터 린이 본받아 마도사로서 거주할 장소이기도 하다.

 탑은 요새 같아 보이기도 하고, 성 같이 또한 공장과 같이도 보인다. 사실 그 전부였다. 가엘리아스의 탑은 마도사가 수행할 뿐인 시설이 아니다. 마도와 마도구에 관한 연구, 교육, 군사, 무역, 생산 등을 담당하는 복합 시설이다. 이 탑에서 생산된 마도구는 세계 각국에 수출되어 탑으로부터 파견된 마도사의 군대는 세계 각지를 빛내고 있다. 마도가 지배하는 이 세계에 있어서는 세계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탑은 여러 층으로 높게 쌓여있어 구름 위까지 솟아올랐다. 그 벽면도 다양하게 석조로부터, 암반이 노출이 되어 있는 부분, 매끄러운 대리석이 빛나는 부분, 혹은 철판에 의해 무리하게 포장된 부분까지 있다. 수십의 큰 구멍이 뚫려 부분은 군항(軍港)이다. 저기에서 세계 각지에 파견된 마도사의 군대를 실은 군선이 출항한다. 의복을 이어붙인 것 같은 보수적인 흔적으로 몇번이나 증개축 된 흔적이 남아 있으며, 그 틈새로부터는 대포나 교량, 철골 혹은 큰 나무가 뻗어 있는 부분도 있다. 이 증개축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어 안에 거주하는 마도사가 바뀔 때 마다, 탑은 그 모습을 바꾸어 간다.


"탑 뿐이 아니야. 여러가지 마술의 기초 이론을 짜낸 마도사의 아버지라고도 말해야 할 존재야. 당신도 여기서 배운다면 기억해 두는 편이 좋을거야"

"당신은…… 기도를 하고 있던 것처럼 보였는데……"

"그래요, 소원 빌었어. 나도 그처럼되고 싶어서"

"그라고 하면…… 가엘리아스를?"

"그래, 탑의 정상을 목표로 하고 있어"


 그녀는 천공에 향해 가리킨다. 린은 그녀의 손가락 끝에 있는 탑 정상을 보려고 했다. 그러나 탑 정점은 두꺼운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그 구름을 넘어 먼저 살 수 있는 것은 마도사 중에서도 선택된 사람뿐이라고 린은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익히기 힘든 마도사의 마법. 과연 탑의 정상에 도달하는데 얼마나 많은 마법이 필요한 것일까.

 린에게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다음번, 제 2화 「탑의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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