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소설 - 연재/약혼자는 9살 공주님?!

<163화> 약혼자는 9살 공주님?!

NioN 2022. 5. 24. 23:53

배명(拝命)



"신세졌습니다"

"그럼, 봄에도 가능하다면 모두가 건강한 얼굴로 볼 수 있기를 발랄께"


 청소와 장보기, 아침식사의 준비를 끝 마친 후, 눈도 드문드문 흩날리는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배웅하러 와 주신 소피 선배나 조합 분들의 배웅을 받으며 저희는 엑스트리아 학원으로 돌아가는 마차에 올라탔습니다.


"이거, 도시락이니까 가지고 가"

"감사합니다, 아이샤 씨"


 멜이 소중하게 4개의 포장을 받습니다.


"오늘까지 감사합니다. 분명 봄에도 다시 올테니, 그 때는 또 잘 부탁드려요"

"모험가로든, 이쪽 도움이든, 어느 쪽이든 기다리고 있을께"


 문이 닫히고 제가 도시락을 치우자, 마차가 학원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리리스 선생님과 쟝 선생님, 그리고 기숙사에 돌아와 투루엘 님에게 보고를 마친 저희는 뭔가 소란스러운 홀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홀의 한가운데에는 큰 사람 무리가 되어 있어, 아마 학원에 계시는 5학년과 4학년의 선배님들은 모두 모여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될 정도에 인원이였습니다.


"무슨 일 있어요?"


 근처에 오신 실비아 선배에게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물어보자, 실비아 선배는 어깨를 으쓱했습니다.


"캐시 선배가 졸업해서, 차기 사감을 시에스타로 지명했지만, 시에스타가 배명을 꺼리고 있어"


 시에스타 선배와 캐시 선배는 지금도 여전히 말다툼 하고 계시는 눈치였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그러한 중요한 임무를 감당할 수 없어요"

"괜찮아요, 사감 같은건 이름뿐인거고 딱히 뭔가 특별히 대단한 일을 하는게 아니예요"


 주위 선배님은 재밌어 보이는듯, 혹은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흐름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저기, 시에스타. 그렇게 부담 가지지 마세요. 좀 더 부담없이, 우선 사감이라고 자칭해 두는 것. 그거 만으로도 상관없어요"

"그렇지만"

"저도 뭐 대수롭지 않게 굴었던 건 아니예요. 트루엘 님은 셀렌 님 이후의 사감 님은 대단한 문제아들이라는 식으로 말씀하시지만 결국 셀렌 님 이외에는 담담하게 소화하고 있었을 뿐이예요. 물론 그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캐시 선배는 포근하게 웃으며 시에스타 선배의 단단하게 쥐어진 주먹 위에 손을 포게었습니다.


"그 무엇도 당신이 혼자서 전부 떠맡을 필요는 없어요. 저에게도 무리고, 거의 문제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진지하게 여기고 있던 건 나의 아는 한에서는 셀렌 님 뿐. 소피 선배도, 릴리 선배도, 아이네 선배도, 인 그리드 선배도 여러가지 문제를 떠안고 계셨어요. 물론, 저도 그래요"


 캐시 선배는 말을 자르고,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시에스타. 주위를 봐봐. 학원에는, 여자 기숙사에는 이렇게 많은 학생이 있지 않아. 물론, 봄신입생도 들어 오겠지요. 그 모두가 당신을 도와 주어요. 쉬어도, 멈춰 서도, 되돌려도 좋은거야. 걱정이다니 아무것도 없어요"


 시에스타 선배는 똑같이 주위를 바라보셨습니다.


"뭐, 정말로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상관없어요. 그렇지만, 분명 사감이 된다면, 힘든 일이 있는 만큼 즐거운 일도 많이 있을꺼야. 아직 지명이 결정된게 아니니까, 차분히 생각해, 그리고, 그렇지, 오늘은 지금부터 면접이 있으니, 내일 이후, 졸업식까지 저에게 오세요"


 그런 말을 남기고, 캐시 선배는 씩씩하게 기숙사로부터 떠났습니다. 그 자리에는 많은 학생과 어렵게 골똘히 생각해지고 있는 것 같은 표정의 시에스타 선배가 남겨졌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졸업식 날은 아침부터 정확히 밤부터 눈이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기숙사에서 한 걸음 밖으로 나가자 발밑에서는 푹신한 눈이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내쉬는 숨결은 하얗게 물들어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꽃을 준비해올께요"


 난기를 순환시키는 마법에 걸리고 있는 선배님을 대신에, 기숙사 안에 화도를 위한 꽃잎이 들어간 봉투나 상자를 가지러 들어갑니다.

 준비되어 있어야 할 방의 앞까지 도착해, 문을 열자,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그대로 틈새를 통해 안의 모습을 엿봅니다.


"그래서, 결정했어?"


 창문 가까이 벽에 주저앉으며 바깥 모습을 살피던 캐시 선배가 옆창문에 평행하게 선 시에스타 선배에게 시선을 주었습니다.


"네. 사감이란 직함, 받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말해두겠는데, 나에게 강제당했다던가, 친구에게 들었다던가, 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정한거야"


 캐시 선배의 날카로운 시선을 시에스타 선배가 결의에 찬 시선으로 되짚고 있습니다.


"네"


 두 명은 잠시 그대로 서로 응시하고 계시더니, 이윽고 캐시 선배는 부드럽게 미소지으셨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네. 그렇지만, 그렇게 허리끈 졸라매고 부담가질 필요는 없어. 좀 더 자연스럽게, 좋은 의미로 적당히 해내면 되는거야. 자기 혼자서 전부 끌어안거나 해서는 안 돼. 그러면 모두에게 상당한 걱정을 끼치게 될테니까. 그러니까, 뭐든지 주위에 상담하세요. 사감 같은건 이름뿐인거니까. 분명, 저기에 있는 루나도 힘이 되어 줄 것이야"


 갑자기 문쪽으로 시선이 쏠려 놀랐습니다만, 문을 열어 안에 들어갔습니다.


"알고계셨나요?. … 아니 당연하네요. 분명히, 찬 공기가 비집고 들어가 버린거겠네요"


 저는 문을 열고 들여다보았으니 당연했습니다.


"글쎄. 그럼, 그러면 이제 슬슬 가자. 그보다 가지 않으면 내가 늦어 버려"


 캐시 선배는 저의 옆을 통과해 천천히 밖으로 향하셨습니다.

 저와 시에스타 선배는 왠지 모르게 캐시 선배가 방으로부터 나가지는 것을 그 자리에서 전송했습니다.


"루나 님"


 캐시 선배의 발자국 소리가 사라지자 시에스타 선배가 말을 걸었습니다.

 시에스타 선배는 뭔가 말을 건네다 입을 다물었고, 그리고는 결심한 듯 주먹을 꽉 쥐었습니다.


"모두에게 갈까요?"


 결국, 말씀하신 것은 그런 말이었지만, 시에스타 선배의 결의는 분명히 전해져 왔습니다.


"네"


 저는 시에스타 선배와 함께 걸어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