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소설 - 연재/탑의 마도사

<23화> 탑의 마도사

NioN 2023. 3. 6. 15:40
제 23 화 린, 여자에게 감시당하다
 
 
린은 학원 초등학교용으로 설치된 도서실을 방문했다. 다음 수업에 대비해 예습을 하기 위해서다.
어쨌든 야금마법 수리야 교수님은 빠른 말로 수업을 진행하여 진도가 매우 빠르다. 게다가 갑자기 문제를 낸다.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제대로 예습해야겠네)
 
 
도서관의 자습실은 넓고 여러 개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 학원 초등부 도서실은 렌릴 도서관에 비해 상당히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린이 학원에 들어가기를 잘한 것 중 하나가 이 도서실이다. 이곳에서는 렌릴처럼 자리 잡기 경쟁에 서두르지 않아도 언제든지 느긋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린이 빈 자리를 발견하고 앉자 옆에 누군자 앉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방을 보니 그곳에 있는 것은 유벤이였다.
 
 
(푸훕!?)
 
 
놀란 린은 얼른 고개를 돌려버렸다.
 
 
(어째서 유벤투스가 이곳에?)
 
 
자습실에는 다른 빈 자리가 얼마든지 있다. 굳이 린 옆에 앉을 필요는 없다는 뜻. 린은 힐끗 그녀를 쳐다본다. 그녀는 책 한 권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그것을 읽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슨 말을 걸지도 않고 그저 팔짱을 끼고 린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린은 잠시 모르는 척하다가 그녀의 시선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말을 걸었다.
 
 
"안녕"
 
"안녕"
 
 
유벤은 웃는 얼굴로 인사를 돌려준다.
 
 
"저기... 무슨 용건있어?"
 
"아니. 딱히 특별한 용무는 없어. 그냥 널 감시하려고"
 
"엥!? 감시?"
 
 
린은 감시라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감시하다니 무슨 일일까? 어딘지 모르게 로맨틱한 사정을 예감케 했다.
 
 
"그래, 네가 뭔가 주눅 들지 않았는지 감시하는거야. 그야 이상한걸. 나는 당신보다 1년이나 먼저 배웠는데 온지 얼마 안된 당신이 나를 제쳐놓고 그런 성적을 받다니. 뭔가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
 
(아, 뭐야 그쪽인가)
 
 
린은 유벤의 진의를 알고 실망했다. 그녀는 아직 지난번 반지 마법 수업에서 있었던 건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았을 뿐이였다.
 
 
"부정행위라니. 나는 부정행위 같은 건 하지 않았는걸"
 
"어떨까나. 용의자는 다 그런거죠. 게다가 당신은 어딘지 모르게 교활한 얼굴이고"
 
(뭐야, 교활한 얼굴이라니)
 
"그런 중요한 수업에서 부정이 있었다니 당연한 일이죠. 나, *공명정대(公明正大)를 지향하고 있어. 그러니 일단 당신을 감시할꺼야. 그리고 비리의 증거를 발견하는 대로 교수님께 보고할테니까요"
(역주 - 공명정대(公明正大) : 하는 일이나 태도가 사사로움이나 그릇됨이 없이 아주 정당하고 떳떳함)
 
"하아. 하지만 나를 감시한다고 해서 아무런 비리의 증거도 나오지 않을꺼야. 어쨋든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나는 지금부터 그냥 공부만 할테니까"
 
 
애당초 반지 마법으로 부정행위 따위를 할 수 있는걸까. 린은 의아해했다.
 
 
"그냥 난 널 감시할테니까"
 
 
린은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무슨 말을 해도 소용 없을 듯 했다.
 
 
"알았어. 그럼 나는 알아서 공부할테니까"
 
 
린은 정신을 차리고 공부에 몰두했다. 유벤은 중간까지 린이 독서하는 모습을 빤히 지켜보다가 그 페이지를 넘기는 의외의 빠른 속도에 놀라자 자신도 질세라 황급히 독서하기 시작했다.
 
 
 
"린, 여기야"
 
 
야금마법 교실에 도작하자 테오가 손을 흔들었다. 먼저 자리를 잡아준 것 같아. 주변에는 평소 테오와 친한 친구도 있었고 평소에는 없던 아이도 있었다.
 
 
"히어로의 도착이군"
 
 
테오가 장단을 맞추듯 말했다.
 
 
"쓸데없는소리"
 
 
린은 부끄러운 듯이 자리에 앉았다.
 
 
"쓸데없지 않아. 넌 잘했어"
 
"야, 유벤의 그 얼굴을 봤을땐 소름이 끼쳤어"
 
 
 
테오 주위에 있는 애들이 말했다. 린은 베스페의 검을 발현한 이휴 묘하게 치켜 세우고 있었다. 치켜 세우고 있는 애들은 모두 평민 계급의 아이들이였다. 그들은 유벤 개인이라기 보다는 귀족 계급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있는 것 같았다. 린은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린. 아까, 도서실에서 유벤투스랑 같이 있지 않았어?"
 
"응. 뭔가 꼬여서. 『베스페의 검』을 낸게 뭔가 맘에 들지 않았나봐"
 
"뭐어~? 그게 뭐야. 트집 잡는거야?" 누군가 말했다.
 
"걔는 미쳤어"
 
"테오, 그건 아니야"
 
 
린은 조금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린은 왠지 모르지만 유벤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테오는 그저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저기말이야, 마그릴 헤임에서 보낸 초대장은 벌써 왔어?"
 
 
평소에 말을 잘 안하는 애가 기다리기 힘들다는 느낌으로 물어보았다. 모두가 그것을 목표로 린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응 도착했어. 봐봐"
 
 
린은 가방에서 오늘 아침 협회에서 온 초대장을 꺼낸다. 우와, 하고 환호성이 터졌다. 린은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초대장을 돌렸다. 다투어 초대장을 보고 싶어한다.
 
손에 쥐기만 해도 감동하는 아이도 있었고 의외로 싸구려 종이라며 구두쇠를 놓는 아이도 있었다.
 
"탐색대의 모습을 알려줘" 라고 벌써부터 선물 이야기에 기대하는 아이도 있었다.
 
린은 선생님이 올 때까지 간지러운 기분을 맛보았다.
 
 
 
린과 테오는 학원 안을 이동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었다. 린은 도서실에 테오는 협회에 일이 있어 중간까지는 함께였다.
 
 
"저기, 테오"
 
"응?"
 
"마그릴 헤임에 가담한다는게 그렇게 대단한 거야? 애초에 마그릴 헤임이 뭐야?"
 
"음~, 나도 알아봤는데. 뭔가 입대하면 탑 공략에 유리하대"
 
"탑?"
 
"그래. 학원을 졸업하면 탑 정상을 목표로 오르는 녀석들이 있잖아? 공략하는데 있어 모두 길드를 짜는데 말이야. 마그릴 헤임은 그중에서도 유력한 길드래"
 
"그렇구나"
 
"길드 중에는 학생 때부터 유망해 보이면 손을 뻗는 곳도 있다는데, 그런 학생들의 파벌 중에는 마그릴 헤임이 가장 실적이 좋은 것 같아"
 
"흠. 테오는 마그릴 헤임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음~ 나는 탑 정상에 관심이 없는데"
 
"어? 그래?"
 
"학원을 졸업하면 친정 가업을 이을 생각이니까. 여기 온 건 어디까지나 마법이 가업에 도움이 되니까 배우러 왔지. 마도사가 되면 세계 어디든 자유롭게 오가며 장사 할 수 있으니까"
 
"그렇구나"
 
 
린은 쓸쓸하게 느껴졌다. 학원을 졸업하면 테오와는 헤어질 것 같아.
 
 
"너는 어쩔껀데?"
 
"나는.... 아직 아무런 결정도 못했어"
 
"그런가"
 
 
어쩐지 둘 다 입을 다물고 만다.
그럼에도 엘리베이터가 도착 할 무렵 테오는 밝게 말했다.
 
 
"그럼 일단 마그릴 헤임 탐색대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되겠네. 뭔가 하고 싶은 걸 찾을 수도 있고
 
 
                   다음화, 제 24 화「크루가의 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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